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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우한 폐렴' 공포에 유통街 '비상'…마스크·손세정제 동나


免·百·마트, 비상 근무 돌입…마스크 판매, 일주일만에 4천380% 급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세로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던 유통업계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중국 당국이 해외 단체 관광을 금지한 데다 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백화점, 면세점 등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방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면세점은 우한 폐렴 확산으로 큰 피해가 있을 것을 우려해 대표 직속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국내 면세점의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는 약 80%로, 이번 일로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롯데면세점은 국내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지난 24일 이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비상대책위원회 가동 조치에 따라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발열 직원 조기 귀가 후 의료기관 진료)를 실시한다. 또 매장에서는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중국 방문 직원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을 실시하며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면세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 TF를 가동하고 보건복지 등의 지침(경계 단계)에 의거해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고객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건용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위생 강화에 나섰다. 또 직원 출입구에 발열 감시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시키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 및 하루 한 번 영업장 자체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각 부서별로 매일 2회 임직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외부 행사 자제령도 내려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담당부서(안전환경)가 별도로 있어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의 지침에 의거, 위기단계별로 고객과 임직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안전이나 위생에 대한 회사의 대응에 신뢰를 갖도록 차분하게 엄중한 대응을 해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도록 했다. 또 오는 29일부터는 주요 출입구에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국을 방문한 직원은 귀국 후 휴가 조치 후 경과를 관찰하고 임산부와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 조치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매장에서는 근무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손 소독제 비치도 늘렸다. 매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고객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무료로 마스크를 증정하며, 영업장은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고객 및 직원들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인천공항공사 등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유기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객들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들 역시 매장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임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등 '우한 폐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1시간 마다 소독하기로 했으며, 화장실과 엘리베이터홀, 엘리베이터 내부 등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에 방역 작업을 자주 실시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들도 대응책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섰다.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선 곳은 홈플러스로, 이곳은 지난 20일 국내 첫 감염확진자 발생 후 22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 및 물류센터, 본사 등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우한 폐렴 예방 행동지침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쇼핑 카트, 매장 주출입구 등에 소독·위생용품을 비치하고 단체 행사를 자제시켰으며 직원들에게는 반드시 위생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늘부터 긴급 대책 상황실도 운영한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예방조치를 강화하고, 시식 매대를 철수할 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롯데마트도 '우한 폐렴'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를 고려해 사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마트는 마스크 착용 후 고객 응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대비해 매장 곳곳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안내 고지물을 비치했다. 이마트는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 시 추가 조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들은 전 점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근무를 권고했다. 특히 국내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GS25 한강잠원1호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후 격리 조치되자, 각 가맹본부들은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이 많은 공항, 관광지에서 운영되는 점포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특별 관리 감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당시처럼 소비심리 위축에 매출이 급감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며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뿐 아니라 여행업계도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 불안…마스크·손세정제 '불티'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국내에 총 4명으로 확인되자,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연휴 기간 대규모 귀성, 귀경길 이동으로 외부와의 접촉이 많아지는 가운데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는 지난 27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28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1월 14~20일)에 비해 4천38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간에 비해서도 2천44%나 증가해 '우한 폐렴'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편의점에서도 마스크를 찾는 이들이 크게 증가해 일부 점포의 경우 물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CU에선 최근 일주일 간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 대비 무려 10.4배나 급증했고, 세븐일레븐에선 지난 24~27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1%나 늘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도 마스크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290%나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편의점 마스크의 경우 겨울철에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평소 대비 5~8배 가량 매출이 증가한다"며 "설 연휴 기간 동안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그 증가폭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한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BGF리테일]

정부가 손 씻기 등 우한 폐렴 예방수칙을 강조하면서 다른 위생용품들의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CU에 따르면 입과 목을 헹구는 가글용품은 162.2%, 세균 제거를 위한 손세정제 매출은 121.8% 신장했다. 비누와 바디워시도 각각 74.6%, 30.9% 매출이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손소독제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4.5배, 전주 동요일 대비 222.4% 늘었다.

온라인몰에서도 핸드워시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핸드워시 전체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간 전년 동기 대비 2천557%, 전주 대비 1천673% 늘었고, 특히 액상형 손세정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천410%, 전주 대비 7천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우한 폐렴의 증상이 기침, 발열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해 명절 연휴 편의점에서 감기약과 해열제의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CU에서 명절 연휴 안전상비의약품의 매출은 242.5%나 상승했다. 이 중 감기약은 250.2%, 해열제는 181.8%로 일반적으로 명절 연휴 기간 매출지수가 높은 소화제(93.3%)보다 월등히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김명수 BGF리테일 MD지원팀장은 "명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공항, 터미널, 휴게소 등에서는 마스크가 품절이 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며 "특히 약국과 병원이 문을 닫아 경미한 증상에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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