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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연매출 2조 문 '활짝'…정유경의 경영전략 통했다


신세계 강남점, 국내 최초 '2조 클럽' 입성…증축·명품 강화 효과 맞물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강남점은 리뉴얼 오픈 3년 안에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것입니다. 또 면적, 매출, 브랜드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1등은 물론,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쇼핑센터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지난 2016년 강남점 증축 오픈 기념 간담회에서 이 같이 포부를 밝혔던 신세계가 공언한대로 강남점을 연매출 2조 원 점포로 만들었다. 단일 점포로는 국내 백화점 중 최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1천억 원에 약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매출인 1조8천30억 원 대비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국내 백화점 시장 성장률이 1%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신세계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2010년 개점 10년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단기간 1조 점포'라는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또 2017년에는 40여 년만에 부동의 1위였던 롯데 소공동 본점을 넘어서는 매출을 달성했고, 이번에는 '국내 첫 2조 점포'라는 새로운 기록을 추가하며 세계적인 백화점 대열에 당당히 합류하게 됐다. '2조 클럽'에 속한 백화점은 이세탄(일본 신주쿠), 라파예트(프랑스 파리), 해롯(영국 런던) 정도다.

국내에서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은 백화점은 ▲신세계 강남점·센텀시티점 ▲롯데 본점·잠실점·부산본점 등 5개만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은 전 점포 중 매출 1위인 판교점이 연매출 1조 원에 못미치면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판교점은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세계 강남점은 롯데 본점과의 격차도 이번에 더욱 벌였다. 롯데 본점이 중국 사드 보복 및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맞물리면서 매출이 주춤했던 반면, 신세계 강남점은 신관 증축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덕분이다. 실제로 신세계 강남점의 연매출은 2018년 1조8천3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원을 훌쩍 넘었으나, 롯데 본점의 매출은 2018년 1조7천465억 원에서 지난해 약 1조8천억 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덕분에 두 점포의 매출 격차는 2018년 565억 원에서 지난해 2천억 원대로 더 벌어졌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이 같은 신세계 강남점의 성장세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오랫동안 추진해왔던 '점포 고급화'와 '지역 1번점'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세계 최대 규모인 센텀시티점부터 대구점, 서울 최대 규모인 강남점까지 지역 거점마다 '초대형 점포'를 앞세워 1등 전략을 유지해 왔다. 또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점포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도입하기 위해 애썼다.

특히 강남점은 2016년 증축 및 리뉴얼과 함께 제품을 브랜드 별로 구성하지 않고 신발, 컨템포러리, 생활, 아동용품을 모아 품목 별로 배치하는 전문관 전략을 펼쳐 업계의 주목 받았다. 이 전문관들은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입점 브랜드 수를 기존 600여 개에서 1천여 개로 늘렸고, 명품도 강화해 2030대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구찌·프라다·발렌티노는 신세계 강남점에만 명품 카테고리별 풀 라인업을 구축해 눈길을 끈다. 이 브랜드들은 여성·남성·슈즈 3개로 나눠 총 12개의 별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덕분에 신세계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약 40%로 일반 점포 평균(10%)의 4배가 넘고, 2030대 젊은 고객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49.2%에 달한다. 이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이 먼저 입점을 제안하는 등 글로벌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강남점 1층에 있는 명품 전용 팝업 공간 '더스테이지'는 올해 상반기 일정이 연초에 모두 명품 브랜드들과 협의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강남점은 한국을 찾는 해외 명품 브랜드 CEO들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명품 고객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꼭 들르는 곳으로 꼽고 있다"며 "명품에 관심이 높은 신규 젊은 고객을 끌어와야 하는 명품 브랜드들로서는 강남점이 자신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구매 잠재력이 큰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분석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면세점]

더불어 강남점은 면세점과 특급호텔까지 갖춰 글로벌 관광 명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면세점과 호텔을 찾은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기 위해 백화점으로도 유입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JW메리어트호텔과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 등 고급 호텔과 인접하고 있다.

지난해 강남점을 찾은 해외 고객들은 중국, 대만,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 총 46개국으로 더 다양해졌고, 매출 역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12월 강남점 외국인 매출은 면세점 오픈 직전인 2018년 6월보다 90%, 구매고객 수는 50%나 증가했고, 지난해 강남점의 외국인 전체 매출은 2018년 대비 6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의 경우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 백화점들이 단순 판매시설을 넘어 중요한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라파예트(파리)', '해롯(런던) 등 연매출 2조 원을 달성한 글로벌 백화점들도 관광산업과 함께 성장해 지금까지도 중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쟁사인 롯데백화점은 신세계에 뺏긴 매출 1위 점포 타이틀을 다시 되찾기 위해 본점 1층에 화장품 매장 대신 '명품'을 대거 포진시켜 맞대응에 나섰다. 또 2층 여성 캐주얼, 5층 남성복 매장도 각각 여성 명품과 남성 명품으로 바꾸는 등 MD 개편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이어진 데다,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롯데백화점 본점의 타격이 상당히 컸다"며 "신세계 강남점에 비해 명품 강화 트렌드를 일찌감치 따라가지 못했던 것도 매출 1위 자리를 놓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국내 최초로 연매출 2조를 달성한 강남점은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위용을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트렌드를 총망라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트세터들이 찾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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