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최근 소비 트렌드의 가장 큰 변화는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차량을 사는 것에서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이용하는 것으로 넘어가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도 모빌리티 혁신을 본격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 '차량 공유'를 선택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범 사업을 진행해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에서 4일 오후 2시 40분 비행기에 몸을 실은지 11시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 발을 내딛었다. 17시간 시차 탓에 LA는 아직 4일 오전 8시 40분. 미국 입국 수속을 마친 후 버스로 30~40분 이동하니 어느 새 점심 시간이 됐다. 점심 식사 후 기자간담회 장소로 이동한 곳은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건물명 : 브룬스윅 스퀘어)이다. 이 곳에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사업 글로벌 전진기지 중 하나인 모션랩을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4일(현지 시간) LA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국 내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을 설명하고, 모션랩의 카셰어링 체험을 진행했다. LA는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LA시가 교통 및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곳으로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관련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정헌택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 상무는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수단 제공이 아니라 도시 계획 안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어 지자체와 협력 관계도 중요하다"며 "LA시와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를 검증하고 있으며,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LA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세운 바 있다. 모션랩은 카셰어링을 비롯해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셔틀 공유,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PAV),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모션랩이 혁신 모빌리리를 위해 처음 시작한 서비스는 '카셰어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LA의 최대 번화가인 유니언역을 비롯해 4개 주요 역에서 모션 카셰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용 방법은 간편하다. 스마트폰 앱을 열면 시작화면이 뜬 뒤 곧바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가까이에 있는 공유 차량의 정보가 뜬다. 탑승을 원하는 차량을 선택한 뒤 해당 차량을 찾아 앱에서 '문 열림' 버튼을 눌러 차량에 탑승하면 된다.
이용요금은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를 제외하고, 연료비를 포함해 시간당 12달러다. 같은 거리를 이용했을 때 지하철·버스 요금은 약 7달러, 택시나 우버 요금은 약 60달러라는 점과 비교하면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2020년 3월부터는 분당 요금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약 20분간 운행할 경우 비용은 4달러에 불과하다.
모션랩은 운영하는 카셰어링 차량을 현재 15대에서 1분기 100대, 4분기 3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운영 범위는 주요 역에서 LA 도심 내 모든 지역, 이후 외곽지역까지 확대할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면 주차장을 활용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르게 할 수 있는 '프리 플로팅'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어디에 있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차량을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정 상무는 "우선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후 온디맨드 셔틀링, 모션 헬스, 에어 모빌리티 등 다른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면밀히 살펴보며 전략을 수정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에서 우버가 안착하지 못하는 등 실패 우려에 대해서는 '지역화'를 강조했다. 그는 "카셰어링 비즈니스가 수익성이 나는 모델인지, 지역화할 경우 단일형으로 추진하는 게 맞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LA와 협력해서 시범 사업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며, 다양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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