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게임 체인저'를 공언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그룹에 '혁신'과 '젊음'의 옷을 입히며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는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회사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과감한 투자
지난해 정 부회장의 행보는 '과감함'으로 귀결된다.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 협력 등을 잇따라 추진하며 미래 시장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정부의 '미래차 국가 선포식' 후 2025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41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MECA'로 요약되는 자동차 산업 트렌드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같은 해 9월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와 손을 잡기도 했다. 앱티브와 약 4조8천억 원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는데, 합작법인을 통해 2022년까지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투자는 좀 더 공격적이고,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매년 20조 원, 향후 5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며, 지난해 말 현대차가 '2025 전략'에서 발표한 '2025년까지 61조 원 투자'를 그룹 차원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11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하고, 2023년에 자율주행차 상용화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고 모빌리티 분야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실행하고, 단계별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면서 "자동차 기반의 혁신과 더불어 로봇,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과 같은 폭넓은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 이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사·조직문화 과감한 변화…혁신 기반 마련
'정의선 표' 혁신은 조직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근무 복장 완전 자율화를 도입하면서 '젊은 감성'을 더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코나 신차 발표회에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오며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정기 임원인사를 폐지하고, 연중 수시인사 체제로 전환했다. 자동차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효율적으로 인력을 배치해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다.
직급 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기존 이사대우, 이사, 상무 등의 임원은 상무로 통일하고 일반직 직급 체계는 4단계로 축소했다. 일반직원의 호칭은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단순화했다. 승진연차 제도를 폐지해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역량 집중'과 '소통'이 주된 내용이다.
정 부회장은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한분 한분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인드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저부터 솔선수범해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고,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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