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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배달의민족·타다…아쉬운 설득의 기술


글로벌 진출·이용자 편의 초점, 현실적인 대안 제시해야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너무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것일까. 타이밍이 늦은 것은 아닐까.

최근 인터넷 업계를 달구는 배달의민족, 타다 논란을 지켜보며 두 회사의 설득 방식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화제가 된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의 매각 발표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발표에는 배달의민족이 요기요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되지만, 김봉진 대표는 주요 경영진으로 남아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한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사업을 관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자료에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는 부분을 언급한 게 뒤늦게 논란이 된 형국이다. 언급된 C사가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쿠팡으로 추정되면서 이른바 반일감정을 자극하며 얕은 '애국주의'에 호소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우아한형제들로선 배달 앱 시장이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전쟁터가 됐고 살아남기 위해서 인수·합병(M&A)은 불가피하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딜리버리히어로의 국내 배달 앱 시장 독점 논란이 예상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넘어야 하는 입장에선 연합군 체제여야 세계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명분이 필요했던 것으로도 보인다.

소프트뱅크가 우버, 그랩 투자자인점을 감안하면 '반 소프트뱅크' 전선을 구축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M&A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다보니 괜한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튄 셈이다.

국경 없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어찌보면 의미 없는 일이다. 국내 상장이 어렵거나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해외 자본으로 눈 돌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에는 이번 매각 전 이미 상당수 외국계 투자자들이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이제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가 새주인이 된 것이다.

이번 M&A 당위성으로 'C사와 일본계 자본' 등을 거론한 것을 놓고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논리라면 소프트뱅크와 합작사를 세워 라인과 야후재팬 경영통합을 추진하는 네이버 행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우아한형제들은 M&A 관련 불거진 독과점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형국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한 식구가 되면서 이용자나 점주를 끌어모으기 위한 할인, 수수료 경쟁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공정위 심사를 넘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우아한형제들이 약 5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는 점,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는 점 등 이번 M&A가 갖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소통 방식에 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이용자나 점주, 기사(라이더)를 위한 상생대책 마련 등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을 통한 설득이 더 필요했던 것 아닌가 한다.

최근의 타다 논란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타다 측은 최근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에 반대하는 이용자의 지지를 모으는 온라인 캠페인에 나섰다. 지지 서명을 모아 국회에 전달했는데, 여객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릍 통과한 상황이라 시기가 다소 아쉽다.

국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별 택시 조합의 표가 급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국회를 압박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국민의 여론이다. 검찰이 지난 10월 타다 경영진을 여객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검찰이나 택시에 반발 여론이 불붙었을 때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이용자들은 타다가 편리해 애용해도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택시 제도 개편안이 타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세세히 알기 어렵다. 타다가 반대 논리 강조에만 힘쓰기 보다 이용자들의 지지를 모아 대응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한다.

배달의민족, 타다의 성패는 결국 이용자에 달렸다. 더 호소력 있는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때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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