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에 이어 푸르덴셜생명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다른 매물에 비해 푸르덴셜생명은 경영지표상 '알짜'로 꼽힌다. 이에 그간 보험사 인수를 놓고 고민하던 금융지주사들도 참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서 시장에 나온 KDB생명 등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자회사인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총액 20조 원으로 생보업계 11위, 당기순이익은 5위 수준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07%로 업계 2위를 기록, 효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이익을 내는 회사다.
지난해에는 1천4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삼성생명(8천261억원), 라이나생명(5천286억원), 오렌지라이프(2천580억원)에 이어 생명보험사 중에서 네번째로 높다.
보험사의 대표적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지난 6월말 기준 505%를 기록하며 당국의 권고치인 150% 훌쩍 뛰어 넘어 압도적인 업계 1위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더욱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
이에 그간 잠재적인 보험사 인수후보군으로 꼽혀 온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에게 금융그룹 1위를 빼앗긴 KB금융은 그간 생보사 인수 의지를 피력해왔고, 우리금융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KB금융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오면서 앞서 인수자를 찾고 있는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에 대한 관심을 점점 더 멀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같은 생보사인 KDB생명 매각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내년 초까지 KDB생명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네번째 매각을 시도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보험업계가 불황에 있는데다 KDB생명은 인수 시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영업 조직이 약해졌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 18일 시행된 매각 예비입찰에 금융지주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은 네임밸류와 경영지표, 조직 등 다방면에서 누가봐도 매력적인 매물이다"라며 "푸르덴셜생명이 시장에 나오면서 그간 매각 가능성이 낮았던 KDB생명의 시장 가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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