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까지 5세대통신(5G) 주파수 5320MHz폭을 확보를 골자로 한 '5G+ 스펙트럼 플랜'을 공개했다.
다만 확보된 대역에 대한 이해관계 상충 등에 따른 실질적 대안 마련 등 논란도 예상된다.
주요 쟁점으로 ▲이동통신과 위성방송 등에서 발생하는 간섭 우려 해소를 위한 클린존 설치에 따른 손실보상 범위 ▲LTE 설비투자가 진행 중인 2.6GHz 주파수 회수 시점 논란 ▲대규모 주파수 재할당과 경매로 인한 사업자 부담 등 세가지가 예상된다.
과기정통부(장관 최기영)은 27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세계 최고 5G 강국 실현을 위한 5G+ 스펙트럼 플랜' 공개토론회를 열고, 지난 1년의 연구로 완성된 이 같은 내용의 계획을 공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세계 최고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대역별 연속 광대역으로 5G 주파수를 확보, 공급키로 했다. 최적의 통신망 구축을 위해 주파수 용도에 맞게 대역별로 균형 공급한다는 원칙이다. 글로벌 5G 주파수 핵심 대역을 우선 확보하고 이를 보조할 중저대역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의 5G 주파수 확보와 관련한 실질적 대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 클린존 및 이전으로 인한 손실 보상 범위와 산정 논란
우선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가 5G 서비스로 운영 중인 3.42~3.7GHz 주파수 인접대역에서 320MHz폭을 2021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이 대역은 고정위성용으로 분배된 대역으로 위성지구국 127국과 UWB 2만5천여대, 위성방송수신기 4천여대 등이 활용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즉 혼간섭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앞서 이통사 5G 서비스로 위성방송에 차질을 빚은 바 있어 방송사들이 이에 따른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안으로 오는 2021년까지 위성수신 보호지역, 일명 '클린존'을 도입키로 했다. 클린존은 KT SAT의 금산, SK브로드밴드 여주, LG유플러스의 아산 지역이 검토되고 있다. 위성지구국과 공익목적 채널의 위성방송수신기는 클린존으로 이전해 유선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또한 위성지구국중 인천과 태안 지역을 Ku 대역(12~18GHz)으로, 111국은 상위 대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문제는 클린존 이전과 유선 공급, 주파수 대역 이전 등에서 발생하는 손실 비용이다. 정부 입장으로는 글로벌 주파수 조화를 고려해 5G 주파수로 확보해야 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미 위성방송용으로 쓰고 있는 대역에 제한을 받게 되는 셈이다.
정영길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 부분은 이해관계조정협의체를 3차례 운영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보상의 범위나 원칙 정도는 서로 공유됐다"며, "전파법상 법률적 보호대상은 아니지만 재송신승인채널은 승인을 별도로 받고 있는 재산권적 개념이 있고, 보도목적으로 하는 부분은 공익성이 있어 기존 서비스 보호 차원에서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좀 더 자세한 보상안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협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해, 적절한 보상 범위와 비용문제뿐만 아니라 기술적 대안을 검토해야해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위성방송 수신에 대한 권리나 이익을 이번 조치로 인해 제한 당하는 경우 국가가 손실을 어느 선까지 보전해야 하는지 논란이 됐다"며, "재송신승인은 계약 효력이 발생했기에 손실을 보상할 필요가 있기는 하나 언론사 등의 계약없는 송출은 보상이 어려울 수 있으나 공익적 역할이 있어 보상해야 한다는 게 연구반 검토 의견"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업자들은 보상안 마련에 환영하면서도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은 "케이블 SO들은 그나마 인지를 해 정부와 협의가 가능하나 해외 채널들은 직접 진출이 아닌 에이전시 개념의 사업자로 영세해 이를 도입해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Ku 밴드로 이전했을 때 기상악화 등으로 위성방송 신호가 끊기는 경우가 있어 이전 시 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성동 한국방송협회 연구위원 역시 "지상파 입장에서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으로 로이터나 NHK, 조선중앙방송 등 사용료를 내고 받았는데 수신기 교체 등으로 클린존에 이전하게 되면 통신사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운영해야 해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아직은 (대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우려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방송발전기본법 상 방송관련 활성화 기반으로 방발기금으로 보상하는게 맞지 않나"라며, "비용 추산이나 정상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사업자에게 맞겨둘 사안이 아니므로 방발기금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 2.6GHz 주파수, 정부 "5G로 써야" vs 사업자 "LTE 투자중"
과기정통부는 2~3GHz 주파수 대역에서 오는 2026년까지 240MHz폭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중 논란이 될 주파수는 2.6GHz 대역이다. 이 대역은 LG유플러스가 40MHz폭을, SK텔레콤이 60MHz 대역폭을 LTE로 운영 중인 곳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1년, SK텔레콤은 2026년 기간이 만료된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 이용기간 만료에 맞춰 재할당시 이용기간을 5년으로 부여하고, 오는 2026년 만료되는 SK텔레콤의 대역과 함께 100MHz폭을 5G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목표다.
다만, 이 대역은 현재까지도 LTE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곳으로 때 이른 용도 변환이라는게 사업자의 의견이다.
윤상필 실장은 "2.6GHz 대역은 올해까지도 투자계획이 잡혀있고, 허가조건으로도 향후 투자가 선행돼야 할 곳"이라며, "통신장비가 8년에 걸쳐 감가상각하는데, 5년 후에 주파수를 회수해 재배치하면 그 비용을 어떻게 할 것이며, 중복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6GHz 대역은 전국망 수준으로 투자됐고 가입자 트래픽 추이를 보더라도 2026년 회수되는 것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도 강경한 입장이다. 국가적 효율성에 맞춰야 한다는 것.
정영길 과장은 "재할당이라는 것은 이용기간이 종료되면 국가에 귀속되는 자원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재할당 시점에 국가 차원의 효율성 부분과 사업자 효율성 부분이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비교 형량을 통해 회수, 국가적으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면 회수하는 쪽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1년 재할당, 2022년 5G 경매…사업자 부담 커져
주파수 확보만큼 중요한 문제는 공급이다. 적기 공급도 중요하겠으나 늘어나는 주파수 대역폭만큼 경매를 통해 할당받아야 하는 사업자의 부담도 커진다. 5G 트래픽 폭증으로 인해 추가 주파수 확보뿐만 아니라 오는 2021년 예정된 대규모 주파수 재할당도 고려해야해 통신사의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영길 과장은 "2023년 중반이면 이미 공급했던 주파수 포화가 예상된다"며, "우리의 판단으로는 2022년말이나 2023년초 추가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고, 공급방향 측면에서 결국 시장 수요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TRI에 따르면 기 공급된 5G 주파수 3.5GHz 대역은 2023년 포화가 예상된다. 즉, 트래픽에 대비하려면 앞서 5G 주파수 공급이 끝나야 하는 것. 다만 주파수 재할당 이슈도 있기 때문에 예상대로라면 2021년 주파수 재할당을, 2022년 5G 주파수 경매가 열리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윤상필 실장은 "주파수 할당시 예상 매출액 대비 최저경매가를 결정하는데, 이통3사 매출액 대비 할당대가가 7.9% 수준"이라며, "프랑스는 2.65%, 미국은 2.26%, 독일은 3.65%로 우리나라는 과도한 할당대가가 산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주파수 경매제도로는 경매할 때마다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신규 투자 여력이 저하고 있다"렴, "전파법 전면 개정안이 내년 상정되는데 사업자의 어려움을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한 완강하다. 정영길 과장은 "재할당 대가와 관련해 적정가치 환수라는 기본적 원칙하에 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정 과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값어치 있게 쓰기 위해 선택이라는 기회비용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계획에서 담고자 한 것은 가급적이면 많은 선택권을 국민과 기업에게 주겠다는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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