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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일관성 없는 정부의 어설픈 정책 의지


[아이뉴스24 박영례 기자] "정부의 정책 일관성을 통해 국민이 '체감' 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갖고 "정부는 일관성을 갖고 혁신·포용·공정·평화의 길을 흔들림 없이 달려가겠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을 둘러싼 여러 잡음에도 전반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은 '일관성'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최근 '국민과의 대화'도 대북정책이나 한일관계 해법, 경제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집값이 안정됐다"는 대통령의 평가는 천정부지 치솟은 집값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체감과는 다른 상황인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작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정책' 강조도 현 정부 들어 일관성 없는 정책에 따른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의지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타다'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등장한 타다는 스마트폰 앱으로 11~15인승 밴과 기사를 불러 사용할 수 있는 승차공유서비스다. 자동 결제의 편리함이나 강제 배차로 승차 거부가 없다는 장점에 채 1년도 안 돼 회원 수 100만을 돌파했다. 해외 우버나 그랩과 같은 혁신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지난 6월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 및 시민단체가 불법 유사 택시영업이라며 이를 고발, 검찰이 기소하면서 제동이 걸릴 판이다.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이 기존 사업과 충돌해 생기는 마찰은 늘 있게 마련이다. 기존 사업을 지키려는 측의 반발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국토교통부나 서울시가 1년 넘게 허용했던 서비스를 검찰이 불법이라 문제 삼고 나선 것은 다른 얘기다. 더욱이 이를 중재해야 할 국토부가 뒤늦게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발을 뺀 것은 말 그대로 직무유기다.

현 정부 들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식 혼란도 심심찮다. 3년 전 코스피에 화려하게 입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 정부 내내 분식회계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장 당시 금융감독원 감리에서 적법 승인을 받았지만 뒤늦게 증권선물위원회가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문제 삼은 결과다. 현재 이 사안은 행정소송 중으로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만 증선위 제재는 최근 대법으로부터 집행정지가 확정됐다. 주주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칙 없는 정책이나 법 집행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결국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한다.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브로드밴드)과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합병(M&A)을 사실상 별 조건 없이 승인했다. 3년 전 유사 M&A를 당시 예상을 깨고 불허했던 것에 비하면 의외라는 평가다.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했고, 인수 주체나 대상이 시장 1위에서 3위 등으로 바뀌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사이 정권과 수장이 달라진 게 결정적이었다고 해석한다. 경쟁당국이 3년 전 문제 삼았던 유료방송이나 알뜰폰 시장 상황은 사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도 어렵지만 그때도 이미 한계 상황으로 사실상 M&A는 시장의 구조조정 측면이 컸다. 그럼에도 여러 정치적 변수 등에 따른 판단이 지금과 과거의 결과를 달리했다는 것이다.

해석은 분분해도 분명한 것은 M&A가 지연된 사이 국내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당장 통신기업 중심의 유료방송시장 재편을 콘텐츠 시장 잠식, 지배력 전이, 방송의 공공성 훼손 등으로 반대했던 지상파 방송사는 그 사이 시청률과 수익성 하락, 편파 보도에 따른 공공성 시비에 휘말린 상태다. 무엇보다 콘텐츠 시장은 구글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의 잠식 등 글로벌기업의 놀이터가 됐다. 이에 맞서겠다고 지상파 3사가 뒤늦게 SK텔레콤과 손잡은 것은 또 다른 아이러니다.

그런데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정책 논란과 우려는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까지 강조한 부동산 정책은 분양가 상한제 소급적용 논란에 휩싸였고, 정시 확대 및 특목·자사고 폐지 등 매년 바뀌는 입시 정책으로 국민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체험하고 있다. 책임지고 사과하는 이도 없다.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혁신과 성장을 이어겠다는 정부 구호가 공허한 이유다.

수출과 성장률이 꺾이는 등 경제 안팎의 경고음이 요란하다. 내년에는 더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는 데 정부의 어설픈 정책 의지를 계속 믿고 가도 되는 지, 되묻게 된다.

/박영례 정보미디어부장(부국장)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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