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정부가 최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해 논란이 뜨겁다. 이들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통일부는 "우리 국민이 위협에 노출될 개연성을 차단하기 위해 추방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은 분분하다. 살인을 저지른 게 확실하다 하더라도 고문 또는 처형당할 게 뻔한 북한으로 돌려보냈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거센 반면, 흉악범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정부와 입장을 같이 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북송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충실히 거쳤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 주민 모두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해야 하느냐는 또 한 줄기의 논란이 뻗어 나오는 양상이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도 대한민국 영토라는 이야기다. 즉 헌법은 북한은 개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으로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도 같은 기조다. 대법원은 1996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관련 판결(2011두24675)에서 "헌법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을 두고 있는 이상 대한민국 헌법은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에 효력이 미치므로 북한 지역도 당연히 대한민국 영토가 되고 북한 주민 역시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도 여러 판례에서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을 인용하고 있다. 2000년 국적법 관련 판례(97헌가12)를 보면, 외교통상부 역시 "우리나라는 북한의 국적을 인정하지 아니하므로 이론상 북한 주민도 우리 국적을 가진 자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다만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누리지는 못한다.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까지는 헌법의 효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선거권이다.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 주민이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주민등록을 요건으로 재외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게 헌법 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 판결(2004헌마644·2005헌마360)에도 고려됐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국토가 분단돼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모든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인정한다면 북한 주민들이 선거권을 행사함으로써 국가의 안위 및 국민의 생존,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설사 재외국민에게 선거권 행사를 인정할 경우라도 남북한의 대치상태가 종식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특수한 상황 하에서는 북한 주민에 대한 선거권 행사 제한이 어느 정도 허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북한 주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 ▲행복 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사생활·통신 비밀 보장 ▲종교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재산권 등도 동등하게 보장받을 수 없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납세·병역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은 완전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도, 아니라고도 규정할 수 없는 모호한 상태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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