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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너지 있을까


기존 관광사업 전문성↑…항공 인바운드 수요 창출해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관광 관련 사업이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주력 업종인 건설업을 제외하고 다른 사업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항공업 경험은 없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현재 HDC그룹이 계열사로 호텔HDC(파크하얏트호텔·파크로쉬리조트·아이파크콘도),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함께 운영), HDC아이파크몰(쇼핑몰 등 복합시설), HDC리조트(오크밸리) 등을 두고 있어서다.

비행기로 여객, 화물 등을 실어 나는 것을 항공운송업이라고 한다면, 그와 연관된 관광 사업 쪽에 속하는 리조트나 호텔, 레저, 면세점 등은 항공운송업의 부대사업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국적 항공사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업다각화로 인한 시너지 효과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호텔(그랜드하얏트·칼호텔 등), 관광·레저(한진관광·제동레저·왕산레저개발), 공항버스, 물류(한진)뿐 아니라 정비, 정보, 금융 등 다양한 부대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반면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부대사업이 부실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날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기존 호텔·면세점 사업 등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 구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항공사들이 기내 면세사업을 하고 있는데 면세사업에 있어 물류나 구매에 시너지가 생길 거라 생각된다"고 답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사진=HDC현대산업개발]

다만 이와 관련해 항공운송업과 부대사업 모두 전문성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아직 그러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력 업종은 건설업이다.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 운영을 시작한 것이 2015년부터고, 오크밸리를 인수해 HDC리조트를 출범시킨 것도 지난 8월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HDC그룹 총 매출 약 6조5천 억 원 가운데 건설 사업 매출이 4조3천 억 원 정도를 차지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관광이나 레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사업을 한다지만 건설업을 제외하고는 현재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항공 산업도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그 안에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들이 들어있는 복합적인 산업이라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만약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려면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관광융합항공사)를 통해 인바운드(외국인이 국내로 오는 것)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TCC는 리조트나 호텔, 레저, 면세점 등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것인데 최근 국내 항공사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노선 수요 급감과 국내 여객 수요 증가세 둔화 등에 대처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신생 LCC 플라이강원은 처음부터 강원도 관광과 연계한 TCC전략을 들고 출범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정 회장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손을 잡고 인수를 하게 된 배경으로 박 회장의 통찰력을 받고 싶어서라며 박 회장이 최근 미국이나 전 세계 좋은 호텔들을 인수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정 회장은 "우리나라가 국민 40%가 여권을 가지고 있는데 중국은 4%에 불과하다"며 "중국 비율을 10%로만 올려도 여행 수요는 줄지 않지 않겠나 해서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9월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주요 도시 15개 호텔 인수 계약 약 7조 원 규모의 거래를 내년 상반기 완료할 예정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하지만 이 또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쉬운 일은 아니다. 인바운드 수요를 창출하려면 한국 관광 관련 사업과 콘텐츠 개발 등이 활발해야 하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나 유럽에 비해 활발하지 않아서다.

황 교수는 "TCC의 경우 복합 리조트와 연계해서 할 수는 있지만 크게 관광과 연계된 항공 운항사들이 성공한 케이스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면서 "결정적으로 인바운드 투어리즘 또한 동남아나 유럽처럼 한국에서는 활발하게 되고 있지 않아 복합 리조트 단지 정도 가지고 실어 날라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약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PMI(기업 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 과정이 중요하다"며 "HDC현대산업개발도 전문성을 키워가고,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전문성도 인정해 그들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같이 나아간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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