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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 나선 현대오일뱅크…시장 지각변동 예고


SK·GS칼텍스와 국내 시장 놓고 경쟁 치열해질 듯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인수에 나서면서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현대오일뱅크는 HPC(중유 기반 석유화학 공장)에 2조7천억원을 투자, 석유화학으로의 포트폴리오 분산에 나선 가운데 국내 정유시장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 주유소 310여 곳이 코람코자산신탁과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넘어간다. 매물로 나온 310여 곳 주유소 중 201곳은 SK네트웍스가 소유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 120여 곳은 SK네트웍스의 브랜드를 빌려 운영하는 임차 주유소다.

이번 인수전은 재무적 투자자(FI) 코람코 자산신탁이 자금을 대서 주유소를 가져가고,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영업권을 획득한다. 현대오일뱅크-코람코 컨소시엄은 입찰가로 1조4천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가격이던 1조2천500억원을 상회한다.

이로써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주유소 시장을 SK(SK에너지·SK네트웍스)의 독주 속에서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순으로 점유해왔다. 이번에 매각되는 주유소 비중으로 따지면 2.2%에 불과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2위로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국내 주유소 시장의 경쟁은 가속화하게 됐다.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는 도심지에 몰려 있다보니 미리 선점해놓은 SK와 GS칼텍스와 전국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정유 판매 물량을 늘일 수 있다.

◆정유-석유 쌍끌이 성장 위해 3兆 투입한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케미칼은 오는 2021년까지 총 2조7천억원을 들여 폴리에틸렌 75만t, 폴리프로필렌 4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HPC(중유 기반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한다.

HPC는 원유 찌꺼기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투입해 석유화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원료 나프타를 NCC(납사크레커) 설비에 투입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보니 HPC는 NCC 대비 절반 가까이 원가를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 VLSFO 공정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VLSFO 공정 [사진=현대오일뱅크]

여기에 아로마틱 증설에도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아로마틱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2천600억원을 투자한다. 아로마틱은 혼합자일렌을 원료로 파라자일렌(PX)과 톨루엔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분야다.

현대케미칼은 8월 1천억원 규모의 설비보완 및 증설공사를 마무리하면서 혼합자일렌 생산능력을 연간 120만톤에서 140만톤으로 확대했다. 현대코스모도 최근 1천600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 계획을 확정하고 상세설계에 착수했다. 내년 공사가 완료되면 PX 생산능력은 18만톤 늘어난 연간 136만톤에 이른다.

이 밖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도화설비 투자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21년 3분기까지 상압증류공정(CDU)과 감압증류공정(VDU) 설비를 구축하고 지난해 2천400억원을 투자해 SDA(Solvent De-Asphalting) 공정을 건설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해외매출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국내 정유 시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는 2위로 도약할 기회를 잡아야 하는 처지인 만큼 SK네트웍스 직영점 인수를 통해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투자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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