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세계 면세업계 3위에 올라선 호텔신라가 미국 세계 1위 기내 면세 사업자 '쓰리식스티(3Sixty)'사의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국내 면세업체가 미주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텔신라는 신규 증자 참여 형태로 '쓰리식스티'사 지분 44%를 1억2천100만 달러(약 1천42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호텔신라 전체 자기자본의 1.9% 수준으로, 5년 뒤 지분 23%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돼 있다. 호텔신라가 콜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쓰리식스티는 잔여지분 33% 풋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1987년 설립된 미국 쓰리식스티는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로, 지난해 기준 세계 면세점 순위는 20위다. 에어캐나다·버진에어웨이·싱가포르에어라인 등 총 21개 항공사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약 6억 유로(약 8천억 원)다. 이곳은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등 북미와 중남미 공항 12곳, 크루즈 터미널 등 총 41개 면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2015년에도 이 회사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으나,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2017년 추가 협상을 중단하고 계약을 한 차례 해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협의를 이어가며 이번에 최종 인수를 성사시켰다.
이번 지분 인수로 호텔신라는 미주 면세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면서 해외 사업 확대와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재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총 5곳의 해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점을 오픈하며 인천-홍콩 첵랍콕-싱가포르 창이 등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 트로이카를 완성했다.
덕분에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기준 54억8천700만 유로(6조9천9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 면세업계 순위에서 두 계단 뛰어오른 3위를 차지했다. 해외 면세점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무디리포트는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사업의 꾸준한 실적 호조세와 해외 공항 면세점의 급속한 매출 신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순위가 두 계단이나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호텔신라는 이번 '쓰리식스티' 지분 인수로 미주 지역 진출에 따른 해외 면세사업 다각화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 업계 2위인 롯데면세점을 넘어설 수 있을 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미국 면세업체 지분 취득을 통한 경영 참여로 미주지역 교두보 확보와 글로벌 면세진출 가속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를 활용한 다채널 확보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쓰리식스티가 전 세계 면세점에 면세용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이기도 한 만큼 향후 원가 경쟁력 확보 등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각 사가 강점을 가진 카테고리 소싱 능력 강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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