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7일 국회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에너지저장시설(ESS) 화재 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는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면서도 ESS 화재에 대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2년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43조원이 증발했다"며 "지난해 한전의 8조3천억원 순손실, 신재생 보조금 6조5천억원, 원전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 3조1천억원, 바라카 원전 계약무산 3조원, 영국 무어사이드 22조원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한국당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대부분 고비용 저효율이다 보니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 줄줄이 적자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기선 의원은 "사우디 유전의 드론 피습사고, 미국의 셰일혁명 등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 에너지 안보를 이루기 위해선 원전뿐"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에너지전환 정책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성윤모 산업부 장관 엄호에 나섰다. 이수혁 민주당 의원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과도기적으로 일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는 세계적인 추세가 아니냐"고 성 장관에게 질문했다.
성 장관은 이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전투자 70% 이상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등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43조원이 날아갔다고 하지만, 계약상 절차의 문제이지, 정부의 원자력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 역시 "야당에서는 원자력 비중 감소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이명박 정부 시절 원전 비중 감소가 가장 컸다"며 "원전의 비중이 지난 2001년 45%에서 올해 26%까지 감소하며 역대 정권과 상관없이 원전 비중은 줄었다"고 주장했다.
◆여야, LG화학 ESS 화재에 대해선 "진상조사" 한목소리
이날 LG화학의 ESS 화재 사고에 대해서도 논의가 집중됐다. 국내 ESS 화재 절반 이상이 LG화학의 특정 장소·시기에 생산된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ESS 화재원인조사 결과 발표에도 3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을 놓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민관합동 ESS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 LG화학의 일부 셀에서 극판 접힘, 절단 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제조 결함을 확인했다. 그러나 해당 배터리를 화재의 '직접 요인'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상황을 재현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원인조사위원회가 내놓은 회의록을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정부와 사고조사위는 ESS 화재에 대한 발화원인을 미상으로 놓고 왜 불이 났는지 모른다고 결론을 내놓았다"며 "원인을 모르니 결국 대책도 못 세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도 "정부는 ESS 제조사에 자가진단하도록 하고 점검결과를 일일보고 형식으로 받았는데 올해 ESS 화재사고가 발생한 8곳 중 7곳이 자체 안전점검을 받았다"며 "제조사가 자기 잘못을 셀프조사하고 시정하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라고 하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이훈 민주당 의원 역시 "원인조사위원회가 화재 원인에 대해 배터리 자체에 집중을 하지 않다보니 화재 사고 이후 ESS 발전사와 ESS 제조사들이 문제 해결을 놓고 핑퐁을 벌이고 있다"며 "LG화학의 ESS가 국내 곳곳에 설치된 만큼 산업부가 책임있게 자발적 리콜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윤모 장관은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ESS는 가동중단 조치를 취했다"며 "조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발생한 3건의 화재에 대해 심도있게 조사할 계획이며 발화원인과 문제점을 조사해 화재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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