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5G 통신장비에서도 글로벌 1위를 위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흔들리는 틈을 타 미국, 일본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5G 패권을 향한 질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0년은 세계 각 국에서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만큼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일본 2위 이동통신 업체 KDDI의 5G 장비 최대 공급업체로 낙점됐다. KDDI는 4조7천억원 규모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공급업체로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를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조3천억원 규모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 일본 4개 이동통신 업체는 5년간 17조원을 5G 네트워크 구축에 투자한다. 기존 LTE의 5G 전환비용이 32조원으로 추산된다. KDDI에 대한 통신장비 수주로 막대한 일본 5G 시장의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 연말까지 20% 수준으로 대대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화웨이에 대한 집중 견제가 이뤄지는 현 시점을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30%가량으로 5G에서도 세계 1위 업체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보안 문제를 거론하면서 단단히 제동이 걸렸다. 급기야 지난 5월 보복관세를 둘러싼 미중 무역분쟁이 대대적으로 확전되면서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직접 거래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5G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주요 이동통신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5G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미국 내 일부 대도시 위주로 서비스 중인 5G는 내년부터 전국화될 예정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도 비슷한 사정이다.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5G 확장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도 단단히 한 몫 했다. 지난 5월 NTT도코모, KDDI 경영진과 5G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7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방한 당시 직접 맞이해 재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기도 했다.
5G와 관련 지난 추석 연휴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미래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석유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무려 600조원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핵시 인프라가 5G 네트워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중 5G 단말기 풀 라인업을 갖춘 사실상 유일한 기업”이라며 “5G가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IT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시장 선점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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