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예상을 뛰어넘는 74조원이 몰린 가운데,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되면 은행의 대출이자가 낮아지고 경쟁이 심화돼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에 가장 크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리딩뱅크를 놓고 신한금융과 경쟁을 벌이는 KB금융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2%대 장기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에 약 63만5천건, 73조9천억원 규모의 신청이 접수됐다.
당초 안심전환대출 신청 초반에는 신청자가 적어 20조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막판 온라인으로 신청이 급증하며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전환대출은 서민 대출자에게는 기존의 주담대를 더 낮은 금리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지만, 은행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심전환대출은 은행이 취급했던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채권으로 대체하는 형태이므로 은행 순이자마진(NIM)에는 부정적이다"라고 풀이했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는 대출의 금리는 평균 1.1%p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은행의 이자수익이 낮아지고 있는 환경에서 또 하나의 부정적 요인이 더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8월 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1%로 전월 대비 3bp 하락했다. 올 3월 이후 5개월 만에 11bp나 하락한 수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산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은행들의 손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다"라며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대형 시중은행에 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과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가계대출 비중이 낮은 기업은행이나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전망이다.
여기에 안심전환 대출 도입은 은행간 경쟁을 심화시켜 은행의 순이자마진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조원 규모의 대출이 전환될 경우 은행은 이를 메우기 위해 금리 할인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2015년 첫번째 안심전환대출 공급 당시에는 출시 4일만에 1차 공급분 20조원이 소진되자 높은 수요를 반영하며 2차로 20조원을 추가 공급한 적이 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일각에서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가 20조원으로 한정된다면 전체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501조원의 4.0% 수준이다. 제2금융권을 포함할 경우 3.3%에 불과한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전환대출이라는 점과 신청기준을 감안 시 대상자는 시중은행보다는 제2금융권 대상이 많을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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