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올 하반기 증시에서는 항공주(株)의 몰락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주가를 끌어내렸던 악재의 영향이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향후 전망이 어두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항공사들의 주가가 하반기 들어 큰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실적 불확실성까지 해소되지 않으며 추가 하락까지 점쳐지고 있다.
항공업계 6개 상장사들의 주가흐름에는 공통된 모습이 발견된다. 올해 상반기 고점을 찍은 뒤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고점 대비 지난달 30일 종가는 대한항공이 39.3%(3만7천750원→2만2천900원), 아시아나항공 39.2%(8천450원→5천140원), 제주항공 42.2%(4만2천300원→2만4천450원), 진에어 47.9%(2만9천원→1만5천100원), 에어부산 31.2%(9천70원→6천240원), 티웨이항공 45.8%(8천900원→4천820원) 낮다.
이는 하반기 연이은 악재들이 만들어낸 움직임이다. 2분기 환율상승과 고유가에 따른 부담으로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국가 명단) 제외와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로 인해 인기 여행지인 양국에 대한 여행객이 급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에도 최대 여행 선호지인 일본의 출국자 수가 급감하면서 보이콧 영향이 본격화 하는 모습"이라며 "고수익 노선 부진과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환율상승에 따른 영업외 손실 확대 등으로 성수기가 무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공통의 악재 외에도 각사별 개별 악재도 끊임없이 터지며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KCGI(강성부펀드)의 경영권 위협, 진에어는 과거 물컵 갑질로 물러났던 조현민 전무의 경영복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매각 이슈가 부각되며 단기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후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며 현재는 하락세에 접어든 양상이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이슈가 나온 4월 중순 모그룹인 애경이 유력 인수후보 중 하나로 떠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 이후 2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과 일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티웨이항공도 3월 초 대구~삿포로, 제주~나고야 등 신규 일본노선 취항 소식이 전해지며 올해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로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탄생, 보잉 737 맥스8 항공기 추락 등 이슈가 겹치며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암울하다는 것이다. 당장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3분기 영업이익 시장전망치를 보면 대한항공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천780억원, 제주항공은 14% 줄어든 324억원, 진에어는 11% 감소한 230억원, 티웨이항공은 18% 감소한 98억원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올해 안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황은 하반기 중 변곡점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사들의 주가하락은 당분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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