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미국 1위 전자담배 업체인 쥴랩스의 케빈 번즈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다.
26일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번즈 CEO가 전격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판과 원인 불명의 중증 폐질환 연쇄 발병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후임 대표는 쥴랩스의 지분 35%를 보유한 알트리아그룹의 K.C. 크로스와이트가 선임됐다. 쥴랩스는 CEO 교체와 함께 현지에서의 전자담배 광고도 중단키로 했다.
쥴랩스의 '쥴'은 지난 2015년 출시 후 '아이코스' 등 경쟁 제품들의 미국 국내 출시 금지 등의 호재에 힘입어 미국 전자담배 업체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반면 특유의 디자인과 다양한 종류의 가향 액상이 판매돼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번즈 CEO는 "전자담배는 청소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고, 비흡연자에 대해서도 전자담배 흡연을 시작하지 말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쥴' 출시 이후 미국 청소년의 흡연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뉴욕주에 따르면 고교생 흡연율은 '쥴' 출시 이전인 2014년에는 10.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7.4%로 급증했다. 특히 졸업반 학생들의 흡연율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던 중 미국에서 원인 불명의 중증 폐질환 환자가 잇달아 발생했다. 또 이들이 '쥴'과 유사한 방식의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결국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강하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에 이르렀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움직임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쥴'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직후 청소년 흡연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일부로부터 제기된 바 있다. 또 '쥴'에 이어 KT&G '릴 베이퍼', JTI코리아 '플룸테크', BAT코리아 '글로 센스' 등 유사한 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아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자담배 시장이 성숙한 상태라 논란이 커진 것"이라며 "번즈 CEO의 사퇴가바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리는 없지만, 우리나라도 시장이 성장 궤도에 올라선 상태인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쥴랩스 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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