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참여를 확정한 뒤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다. 당장 최소 1조5천억원이 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여력부터 인수 후 주력 계열사인 제주항공과 시너지 효과 등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를 목표로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예비입찰 신청을 완료하고 실사 참여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만,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애경이 자금력 부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경이 단독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기에는 덩치가 작다는 지적에서다. 현재 애경이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3천억 원 ~ 4천억 원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1조5천억 원에서 최대 2조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혔을 때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대기업인 GS그룹과 공동인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GS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결국 덩치가 작은 전략적투자자(SI)인 애경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현재 애경은 재무자문사로 삼성증권을 선임한 상태다.
하지만 애경의 자금력 부족에 대한 우려는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에도 나올 수 있다. 애경과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서다. 애경의 주력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영업손실 274억 원, 당기순손실 295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 원대로 부채비율은 약 660%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대부분이 리스(임대) 형태인 것도 향후 애경에게 재무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애경의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부채비율이 131%에서 351%로 높아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이로 인한 사업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애경은 제주항공을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선 최적화, 경쟁력 강화 등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통매각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금호그룹 계열사인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와 통합된다면 애경은 국내에서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함으로써 대형 항공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너지 효과 면에서는 미래에셋대우나 KCGI(강성부 펀드)에 비해 애경이 높다"며 "그동안 제주항공으로 주로 단거리에서만 영업을 해왔는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장거리 노선뿐 아니라 정비, 마케팅, 노선권 등을 다 가져오게 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복 투자의 개념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제주항공을 보완할 수 있는 노선 운수권을 다 가져올 수 있는 개념이라 시너지가 커서 애경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며 "센 놈이 들어오면 영원한 3등이 되기 때문에 전력투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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