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애플이 차기 아이폰 디스플레이 공급사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BOE, LG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조짐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10조원 규모 아이폰 전용 라인의 저조한 가동률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BOE로부터 아이폰11을 비롯한 차기 스마트폰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OLED 디스플레이를 아이폰X 시리즈 고급형 제품부터 적용했다. 기존 디스플레이 공급사는 세계 모바일 OLED 패널 90%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애플의 스마트폰 OLED를 공급했다. 아산 탕정단지에 월 10만장 규모 애플 전용 6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 중이다.
BOE는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다. LCD 공급에선 이미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대규모 내수시장에 힘입은 것인데, 최근 글로벌 차원의 LCD 경쟁 격화에 OLED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2023년이면 월 18만장 생산능력을 갖춰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재 16만5천장을 앞설 전망이지만 저조한 수율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애플은 차기 스마트폰 OLED 패널 공급을 LG디스플레이에도 타진 중이다. 9월 이후 출시될 아이폰11 초기 물량 6천500만대의 10% 수준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1의 경우 고급형 5.8인치, 6.5인치 모델이 OLED를 탑재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에선 세계적으로 절대 강자지만 중소형 패널에선 미미했다. 애플에 대한 OLED 공급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중요한 계기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BOE와 LG디스플레이 중 한 곳을 택할지, 양쪽으로부터 모두 공급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애플이 통상 디스플레이 회사들에 전용 라인을 요구하는 만큼 복수 업체를 상대로 한 것은 나름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애플의 스마트폰 위세는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2분기 판매량에서 시장점유율 11%(3천530만대)로 근소하지만 중국 오포(3천620만대)에도 밀려 4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판매 부진으로 상반기 삼성디플레이 전용 라인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져 주문량 미달로 최대 9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위약금을 물기도 했다.
애플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서 미 IT업계 최대 희생자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의 이른바 '애국 마케팅'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하는 3천250억달러 규모 중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대상에 중국 내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애플의 이같은 공급사 변경 움직임에 대해 "고객사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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