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LG전자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의 듀얼스크린이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V50'이 2014년 'G3' 출시 이후 최대 흥행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V50'은 지난 5월 10일 공식 출시 이후 국내에서 3개월여 동안 50만대가량이 판매됐다. 바로 직전 모델인 'V40'의 3~4배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1천만대 판매를 기록한 'G3'의 흥행 수준이라는 것이다.
LG전자는 매년 'V 시리즈', 'G 시리즈'로 플래그십 모델을 상·하반기 각각 출시했다. 올해의 경우 'V50'과 'G8' 두 플래그십 모델을 상반기에만 연달아 출시한 가운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5G 플래그십 모델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지만, 5G 단말기 경쟁에선 물러설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V50' 흥행 최대 요인은 무엇보다 탈착식 듀얼스크린이다. 사실 지난 2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공개될 때만해도 'V50'은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에 비해 주목도에서 크게 밀렸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화면을 안 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을 최초로 시도하면서 강력한 '폼 팩터'로 부상했다. 지난 4월 출시 전 미국 리뷰 행사에서 디스플레이 결함이 발견되면서 'V50'이 재부상했다.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는 240만원, 화웨이 '메이트X'는 300만원(예상)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실제 판매량에 대한 기대치는 낮은 편이다. 여기에 비하면 'V50'은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춰 현실적인 접근을 취한 셈이다. 화면을 '직접' 접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대신 기존 스마트폰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폴더블폰들이 강점으로 내세운 화면 양 측면의 멀티태스킹이라는 장점은 그대로 가져왔다.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듀얼스크린 화면으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유튜브 시청 중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진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 이용에 최적화한 것인데 소비자 입장에선 폴더블폰보다 더 접근하기 쉬웠던 셈이다.
'V50' 주력 시장은 현재 한국, 미국 정도다. 유럽의 경우 나라별로 5G 상용화가 더뎌 비중이 낮은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만 해도 대도시 위주로만 5G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한국처럼 전국적인 5G 망 구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주요국 5G 상용화 일정이 내년에 집중되는 만큼 미리 5G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게 LG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사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당장 9월 초 IFA에서 공개되는 'V50' 후속작 'V50S'만 해도 듀얼스크린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기존 듀얼스크린의 고정각이 104도, 108도 정도로 완전 편 상태, 반만 편 상태로 제한적이었다면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설정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V50' 듀얼스크린 이용 시 두 개의 화면은 PC 모니터를 나란히 연결하는 것처럼 두 화면에서 하나의 앱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기존에는 각 화면마다 서로 다른 앱을 구동해야 했다. 그만큼 듀얼스크린의 편의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이다.
다만 하반기 5G 단말기 시장의 경쟁 구도가 상반기보다 복잡한 양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만 해도 '갤럭시S10', '노트10', '폴드'에 더해 보급형 'A90'까지 4종의 단말기 라인업이 가동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V50 및 그 후속작까지 포함해 하반기 5G폰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스마트폰 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띌 수 있어 좋은 신호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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