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상자성을 띄는 유기물(탄소화합물) 합성에 성공했다. 유기물 기반의 자성체는 금속에 비해 가볍고 유연한 장점이 있어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UNIST 백종범·유정우·박노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탄소 구조체 내부에 구멍 형태의 결함을 만들면 상자성(常磁性, 외부 자기장의 영향을 받으면 자성을 띄는 성질)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래핀 등 일반적인 탄소 구조체에 비해 낮은 온도(500℃)에서 탄소나노시트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탄소구조체에 구멍 결함을 유도하면 상자성을 갖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질의 자기적 성질(자성)은 원자 속 전자의 자전 운동인 ‘스핀(spin)’에 의해 결정된다. 스핀 방향이 외부 자기장 방향과 일치할 때, 자석의 성질이 나타난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잘 정렬된 ‘그래핀’에서는 스핀 방향과 외부 자기장 방향이 서로 반대되므로 일반적인 자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합성법을 이용하면 그래핀과 유사한 구조의 탄소 물질이 상자성을 띠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대량 합성을 할 수 있고, 비표면적이 넓은 특징을 갖고 있어 흡착재료나 전극재료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의 상자성을 MRI 조영효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백종범 교수는 “탄소 물질의 자성 연구는 이론이나 계산 연구에 주로 초점을 맞춰 이뤄져 왔으나 이번 연구는 이론적 계산과 실증을 병행함으로써, 탄소 물질 내의 결함이 자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푸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의 VIP논문과 속표지(inside cover)로 선정돼 12일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Paramagnetic Carbon Nanosheets with Random Hole‐defects and Oxygenated Functional Groups)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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