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 경제보복이 시작된 이후 조사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9년은 2008년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 리만브라더스의 파산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되면서 충격파가 전세계에 미쳤던 해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가 80.7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09년 3월(76.1)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 2월(81.1) 이후 올해만 두 번째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갱신했다. 7월 실적치는 84.6으로 조사되어 51개월간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업종별 매출액순 600대 기업(회수율 69.3%, 416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결과다. 이 때는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 경제 보복 수위를 가장 높였던 시점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4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의 수출규제 조치를 개시한데 이어 일주일 후 열린 같은 달 12일 한일 전략물자 수출통제 담당 실무자 간 양자 협의에서 우리나라를 안보상 우호 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를 반영하 듯 8월 전망은 비제조업(89.1)에 비해 제조업(74.7)의 부정적 경기 전망이 크게 나타났다. 기업들은 주요 원인으로 계절적 요인 외에도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감축 우려 등을 주요원인으로 응답했다.
한경연은 주력산업인 중화학공업의 종합경기 전망이 71.9로 2009년 2월 이후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중화학 공업의 내수(75.1) 및 수출(78.9) 전망 역시 동기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체 전망의 하락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망치가 감소하는 경향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8월의 전달대비 전망치 감소폭이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7월 실적은 84.6를 기록하며 전달(88.9) 대비 하락하며 51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내수(88.7), 수출(91.3), 투자(94.7), 자금(94.2), 재고(104.1), 고용(95.4), 채산성(88.0) 등 전 부문 부진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2분기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데 이어 기업의 경기전망 역시 크게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제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계하면서 “대내외 리스크 대응과 함께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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