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수전이 막이 오른 만큼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은 이날 오전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CS증권은 입찰 참여 의향을 밝힌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요약투자 설명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하고 정보이용료를 납입한 잠재투자자에게는 투자설명서와 예비입찰안내서 등 매각절차 관련 제반 서류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항공사업법 제9조 제1항에 근거해 외국인이나 외국정부, 외국법인 또는 이들이 절반 이상을 소유한 법인이나 외국인이 법인 대표이거나 외국인이 임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의 입찰 참여를 제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이 정부가 추진했던 제2의 민간항공사 설립사업사로 선정되면서 1988년 2월 서울공항으로 첫 걸음을 뗐다. 설립 6개월 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아시아나항공은 31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사로 활약했다.
그런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감사보고서 한정의견과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 개선약정 연장 문제에 발목 잡혔다. 급하게 산은에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거부당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4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주식에 대한 매각 안건을 결의했다. 이후 5월부터는 채권단과 매각주간사 등이 참여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가 진행됐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9월 내 예비적격후보(숏리스트)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각 발표 후부터 유력한 인수후보들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며 지금까지도 선뜻 나서는 곳이 없어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표 직후부터 인수후보로 떠오른 곳으로는 현재 항공업을 하고 있거나 향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SK그룹, 한화그룹, GS그룹, 애경그룹 등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곳은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둔 애경그룹 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이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은 일종의 전략이라며 섣불리 관심을 보이게 되면 주가가 급등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SK와 한화는 몇 차례에 걸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한화그룹은 2017년 신규 항공면허에 도전했던 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바 있다.
SK그룹은 최근 공동인수를 위한 접촉한 사실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으며, 최태원 회장이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만나 공동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가 있을 때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월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두 인수를 검토한 바도 없으며,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으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규모는 원매자가 경영권 절반을 확보한다는 전제 하에 구주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20%)까지 포함하면 24일 종가 기준으로 약 1조4천300억원이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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