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에어컨, 제습기 등 여름용 필수가전 시장이 예상 외로 썰렁하다. 7월 늦장마의 습한 날씨가 작년 한여름 '역대급' 무더위와 비교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그나마 견딜만 하다는 무덤덤한 반응 때문이다.
다만 건조기 시장만큼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빨래 널기에 부적합한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전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신가전 품목 중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삼성·LG전자, 위니아, 캐리어 등 주요 에어컨 판매는 여름철 최대 성수기에 해당하는 7월에 들어서며 오히려 주춤한 상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주요 매장별로 많게는 10%까지 판매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가전업계는 지난해 연일 섭씨 40도에 육박한 한여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탓한다. 올해 7월 날씨는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은 물론 대구·경북 등 남부지방까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에어컨과 짝을 이루는 제습기 역시 마찬가지다. 19일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6월 18일부터 한달간 제습기 판매는 각각 29%, 31% 떨어졌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기온이 높지 않은 마른장마인 데다 습도도 작년에 비해 덜해서 소비자들이 예년 여름보다 불쾌감을 덜 느끼는 영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타일러 또는 에어드레서 등 서로 다른 상표명의 의류관리기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신가전 대표 품목으로 지난해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올 여름은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최근 한달 사이 8% 판매가 떨어졌다.
건조기 시장만큼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신가전 품목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는데, 삼성전자에 따르면 7월 들어 14kg 이상 대형 건조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판매가 증가했다. LG전자 트롬 건조기 또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판매 호조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150만대에서 올해 20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30% 이상 급성장을 이어간다는 것인데, 중대형 평수 이상 가정에 빠르게 보급되는 추세라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건조기 시장은 필수 가전인 세탁기와 거의 비슷한 규모를 이루고 있다"며 "주요 백색가전에 비하면 신규 시장인 건조기가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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