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2016년 알파고가 붐을 일으켰던 인공지능(AI) 열풍이 최근 다소 사그라들었는데 손정의 회장이 다시 지펴주셔서 감사하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장이 18일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AI 미디어 토크에서 이같이 운을 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4일 방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비롯한 국내 주요 재계 인사와 만나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재준 센터장은 "손 회장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만나 AI가 여러 차원에서 활용되고 있고. 즐거움을 주는 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손 회장과 회동 이후 특별한 지시가 내려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와 소프트뱅크 간 협력이 당장 가시적으로 진행되는 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이 엔씨소프트에 주목한 것은 AI 관련 기술 및 연구 기반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
이재준 센터장 역시 "엔씨소프트의 AI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특히 게임 AI는 독보적"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로 유명한 국내 1세대 게임사로, 8년 전인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는 AI센터 및 NLP센터 산하에 5개의 랩을 운영하고 있다. AI 전문 연구 인력만 150여명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이 같은 AI 기술을 활용, 보다 재미있고 사용하기 편하며 가치있는 게임·IT 등 다방면의 상품·제품·서비스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돕는 AI도 연구 중이다.
이재준 센터장은 "개선이 몇 배 좋아진 것이고 혁신이 몇십배 좋아지는 것이라면 우리의 목표는 개선이 아닌 혁신"이라며 "AI 기술을 활용해 10배, 20배 이상의 혁신을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영하 소설가의 목소리를 데이터화해 만든 AI 음성인 '보이스 커맨드'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가령 다른 나라에 게임을 선보일 때 지금까지는 해당 언어에 능숙한 성우가 음성을 녹음하는 데 이때 스크립트가 제대로 발음되는지 검증하기 어렵다"며 "AI를 사용하면 이를 걸러낼 수 있다.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를 접목한 구체적인 결과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PAIGE)' 2.0 버전을 선보였다. 페이지는 지난해 7월 1.0 버전을 선보인 서비스로 AI 기술을 활용해 야구 콘텐츠를 생성·요약·편집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야구 정보를 제공한다. 오는 8월에는 긴 야구 경기를 하이라이트만 모아 즐길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결을 펼치는 AI도 만들었다. 지난해 9월 e스포츠 대회 '블레이드앤소울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 블소 비무 AI 이벤트 매치가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 각각 다른 학습 체계를 적용한 공수 균형·방어형·공격형 3종류의 AI를 유럽과 한국, 중국 프로게이머를 상대로 선보여 화제가 됐다.
장정선 NLP센터장은 "서비스와 AI 기술이 만나면 어떻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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