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반도체 업계가 일본 수출규제라는 대형 악재를 만난 가운데 D램, 낸드플래시 현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
올해 들어 급락한 메모리 가격 하락은 고스란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반도체 업계는 최근 현물가격의 흐름을 두고 일단 월말 이후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하반기 업황 개선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7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D램(DDR4 8Gb 1Gbx8) 현물가격은 3.5달러로 전날 대비 5.09% 올랐다. 지난 8일 3.0달러에서 16% 상승한 것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같은 날 낸드플래시(MLC 64Gb 8Gbx8) 가격도 2.46달러로 전날 대비 1.95% 상승하며 1개월 만에 2.4달러대로 재진입했다. D램과 낸드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들어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메모리 중에서도 매출 비중이 큰 D램은 현물가격만 놓고 보면 지난해 고점 9.65달러 대비 7월 초까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현물가의 급등은 일본 수출규제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반도체 공정과 연관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8월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소재, 장비 전반에 대한 수출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생산차질로 빚어질 품귀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송재경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팟(현물) 가격은 소위 업계의 바닥 민심 같은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을 예상한 판매상들의 사재기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현물가격은 주로 도매상 또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PC 등 IT 완제품 업체들의 수요로 결정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계약으로 형성되는 고정거래가격보다 변동이 심한 편이다.
이는 반도체 회사들의 대형 고객사들보다 재고물량이 적은 데다 거래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정거래가의 경우 6월 말 기준 3.13달러로 전달에 비해 11.7% 하락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2월 한 차례를 제외하면 8개월째 하락세다. 특히 1월 -17.2%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실제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논하긴 이르다"며 "월별로 집계되는 고정거래가(계약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감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의 재고 부족 현상이 이번 현물가격 상승 추세에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 상승은 시장 일각에서 재고 상황이 건강한 수준으로 내려온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낸드 업황의 개선 추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4분기부터는 D램에서도 가격 인상과 재고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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