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국내 시장 전반에 불고 있는 반일 바람에 뫼비우스·카멜 등을 생산하는 일본계 담배회사 JTI코리아가 신제품 출시 행사를 돌연 연기했다. JTI코리아는 행사 당일 날씨의 영향이라 설명했지만 업계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JTI코리아는 오는 11일 간담회를 열고 '캡슐형' 전자담배 신제품 '플룸테크'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내부 사정으로 무기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실내 흡연이 불가능해 실외 행사로 예정했는데, 당일 비가 예보돼 부득이하게 미뤘다"며 "추후 일정이 확정되면 다시 연락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은 없다며 "JTI코리아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JTI코리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번 JTI의 행사 연기가 최근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인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 우리나라에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SNS 해시태그를 통한 '시민 운동'의 형태가 아니라, 대학생·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연이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불매 운동 대상 회사도 다양하다. ▲자동차 브랜드 토요타·렉서스·혼다 ▲전자제품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 ▲의류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맥주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성인용품 오카모토·텐가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던 대부분의 일본 회사들이 불매운동 대상에 포함됐다.
또 일부 자영업자들이 일본 제품 판매를 거부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계획했던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등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시간이 흐를 수록 점점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이런 사회적 배경 때문에 JTI의 이번 행사 취소와 불매운동이 관계없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번 행사 취소는 관련 업계에 어떤 소문도 없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또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도 별도 통지가 일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출시 행사 등 간담회는 장소 예약금 등 사전 비용이 커 제품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되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연기되지 않는다"며 "최근 반일 정서의 확대가 이번 간담회 취소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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