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한국 클라우드의 자존심, KT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열쇠를 주겠다."
최근 KT 클라우드 전략 발표 간담회에 나선 신수정 IT기획실장(부사장)의 공언이다.
KT가 클라우드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지난 2010년 . 이른바 '탈 통신(Beyond Telecom)' 전략을 앞세우며 네트워크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했지만 시장과 여건은 그만큼 성숙되지 못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화 또는 혁신을 뜻하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초연결 특징의 5세대 통신(5G)이 상용화 되면서 클라우드와 5G 역량을 지닌 KT에는 이른바 때가 무르익은 셈이다.
통신사인 KT가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며 디지털 전환시장을 정조준 하고 나선 이유다.
KT는 올 초 별도 조직이던 클라우드 사업단을 신수정 부사장이 이끄는 IT기획실에 편제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 전열을 가다듬었다. 또 오는 2023년까지 5천억원 투자 및 1천여명의 전문 인력 육성, 매출 1조원 달성 등 공격적인 목표도 세웠다. 5G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이는 황창규 회장이 임직원에 "플랫폼 기업으로 완전한 변화"를 주문하며 "KT가 4차 산업혁명 주역으로 그동안의 도전이 완성되는 해가 될 것"이라 자신한 것과도 통하는 대목이다.
◆ 5G·클라우드 결합, 디지털 전환 '빅뱅'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디지털 선도 기업의 75%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됐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산업구조에도 일대 혁신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특히 클라우드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의 5G와 결합을 통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를 비롯해 자율주행차와 같은 커넥티트카 등 수많은 사물 및 현장을 연결하고 쏟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초연결 플랫폼이 필요한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디지털 전환으로 조직 및 핵심사업의 경영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한 다양한 혁신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연 공유경제 시장,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 등 유통업체들이 뛰어든 '무인 대리점' 등도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 사례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바람도 거세다. 항공기엔진을 제조하는 GE는 각 부품을 디지털화하는 한편, 센서를 통해 항공기나 발전소 엔진상태를 실시간 파악해 이상 징후를 조기 발견하고 고장률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전통적인 IT기업인 통신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오훈용 KT IT기획실 플랫폼IT서비스단장(상무)은 "프랑스 이통사 오렌지는 기존 기반 인프라(기간계 시스템)를 클라우드로 공유하고 가상화 해 22조원에 달하던 설비투자(CAPEX) 비용을10% 가량 줄일 수 있었다"며 "10%만 줄여도 고객 혜택 또는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2조원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KT 역시 현재 내부적인 IT시스템 40%를 클라우드로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7년부터는 신규 서비스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수용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그룹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4대 서비스형플랫폼(Paas)을 체계화, 업무 혁신 등에 활용하고 있다.
오훈용 상무는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들도 자원의 40%를 비생산적인 일에 투입하고 있다"며 "글로벌 IT 기업은 혁신을 통해 보유한 자원 대비 매출 비중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고, 통신사 역시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경쟁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G 인프라뿐 아니라 데이터센터(IDC), 플랫폼서비스(Paas), 인프라서비스(Iaas) 등 클라우드 역량을 지닌 KT가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디지털 전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 서비스플랫폼 체계화…'디지털전환'시장 정조준
KT는 지난 10년간 쌓아온 클라우드 노하우를 기반으로 5G·블록체인·AI·IoT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 디지털 전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5G 융합 맞춤형 클라우드'가 가능할 것으로 자신한다.
신수정 부사장은 "우리가 잘할 수 있고 한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깊이 있는 PaaS 서비스, 블록체인, IoT, AI 등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내부적으로 실험하고 있고, 충분히 검증된 서비스를 보여 주겠다"고 확신했다.
실제로 KT는 IT기획실을 통해 생산과 채널, 인프라, 노동역량 혁신에 초점을 맞춘 ▲아스날(Arsenal)▲비발디(Vivaldi)▲피제리아(Pizzeria)▲비바체(Vivace) 4종의 PaaS를 체계화. 자체적인 디지털 전환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4종의 PaaS는 명칭에서부터 확실한 방향성과 전략을 잘 보여준다. 파트너와 함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아스날'은 아웃소싱에 무기를 주는 병기창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고, 고객 접점 디지털화를 돕는 '비발디'는 이른바 '사계'와 같이 여러 색깔의 서비스 구현을 지향한다.
또 인프라 자원의 전환을 위한 '피제리아'는 아마존이 에자일 조직을 작은 피자조각에 비유한 것에서 차용했다.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비바체'는 빠른 템포의 생산성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KT의 최근 혁신 서비스들인 '슈퍼VR', '기가지니 AI', 'AI 호텔', 'IoT 마커스', '블록체인 지역화폐, '기가에너지(MEG)' 등이 모두 ‘아스날'로 개발을 지원받아 이뤄낸 성과다. 대리점에서 태블릿PC 등을 통해 서류 없이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다거나, 키오스크를 통한 고객 민원처리 등은 '비발디'의 결과물이다.
또 KT 사이트나 앱에 접속하지 않고도 바로 요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한 '바로납부서비스'는 비발디를 활용해 기획에서 출시까지 약 2개월만에 완성된 서비스. 지난 6월 출시 후 벌써 20억원대 요금 수납이 처리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상시적인 신기술을 접목한 업무혁신에는 '피제리아'가, 단순작업 자동화와 생산성을 돕는 '마비서, 전대리' 등 SW로봇(RPA)은 비바체가 핵심역할을 수행했다.
KT는 피제리아를 응용, 하반기 '기가지니 AI호텔' 서비스 혁신을 꾀한다. 이를 적용하면 새로운 호텔에 솔루션을 적용하거나 추가 기능 개발 시 통상 2개월이 걸리던 것을 2주 안에 끝낼 수 있게 된다. 각 방마다 수작업이 이뤄지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부터 글로벌 요구사항까지 실시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피제리아 기반으로 개발 중인 '5G 팩토리 메이커스'는 3분기 중 B2B 시장을 대상으로 정식 상용화된다. 5G 팩토리 메이커스는 5G 기반의 협동로봇과 머신비전, 통합 관제 시스템까지 총망라된 스마트팩토리다. 서비스 자체가 개발계획 이후 1개월만에 프로토타입(시제품) 데모 개발을 완료하고 시연을 진행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PssS 효과를 봤다.
KT는 이처럼 자체 검증된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와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IaaS, PaaS, SaaS 화 해 제조, 금융 등 B2B는 물론 공공(B2G)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 상무는 "앞으로도 고객의 경험과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디자인 씽킹과 UI/UX를 주도하고,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비즈니스 서비스와 플랫폼 창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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