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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롯데카드 품은 한앤컴퍼니, '기업가치 흥행' 전략 통할까


한앤컴퍼니, 웅진·쌍용·한온 굵직한 작품…'장기 매니지먼트' 특기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롯데카드가 금융사가 아닌 사모펀드라는 예상 밖의 주인을 만나며 시장 전망이 요동치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MBK파트너스 누구도 롯데카드를 품지 못하면서 롯데카드가 기존 금융사와 합병되리라는 시장의 전망이 빗나갔다.

롯데카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과 쌍용양회, 한온시스템 등 굵직한 투자 업력을 쌓아왔다. 장기 매니지먼트와 가치 제고를 특기로 롯데카드 역시 긍정적인 포트폴리오로 남길 수 있을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카드, 한앤컴퍼니에 매각...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일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이날 롯데카드와 손해보험 등 계열사에 관련 내용을 고지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2일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일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사진은 롯데카드·손보 전경. [사진=롯데손해보험]
3일 금융권에 따르면 2일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일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사진은 롯데카드·손보 전경. [사진=롯데손해보험]

인수 금액은 지분 100% 금액으로 롯데카드 1조8천억원, 롯데손보 7천300억원이다. 롯데가 롯데카드의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앤컴퍼니는 롯데의 전체지분 98.7% 중 80%만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베팅액은 약 4천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참여한 회사로서는 가장 높은 금액을 써냈다는 전언이다.

롯데는 "경영권 지분 매각 이후에도 20%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롯데카드와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간의 다양한 제휴 관계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라며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롯데그룹에서 별도 소수지분을 남기지 않지만, 매각 이후에도 현재 롯데손해보험이 다양한 롯데그룹 계열사와 맺고 있는 협업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번 매각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부득이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있어 입찰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비가격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임직원 고용보장, 인수 이후 시너지와 성장성, 매수자의 경영 역량, 롯데그룹과의 협력 방안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선정했다"고 답했다.

매각 시기는 이르면 이달 본계약을 체결하고 3주 뒤 대주주 적격심사가 이뤄진다는 전망이다.

◆한앤컴퍼니, '굵직한 베팅·장기 매니지먼트' 특기 살리나…롯데, 긴장 속 예의주시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연말 웅진그룹을 중국 퉁이그룹에 2천6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웅진그룹을 시장에 내놓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다. 2013년 당시 매각가 1천150억원에 비하면 두 배의 차익을 벌었다. 사드 보복 등 대내외적 환경에서 이룬 성과로 인수 기간 동안 해외 타게팅에 주력한 덕을 봤다.

한국타이어와 함께 인수한 한온시스템도 한앤컴퍼니의 투자 '수작'으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이 캐나다의 해외자동차 부품기업 마그나 FP&C와의 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투자금 2조8천억원을 그대로 회수하면서 수익률 100%를 챙기는 시나리오까지 힘을 받고 있다.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올해 매각을 추진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국내 1위 시멘트업체 쌍용양회도 인수 4년차인 올해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업이익 흐름은 무난해 투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으리라는 평가다. 7천억원을 투자한 에이치라인해운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롯데와 계열사 내부의 동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몇 년 내에는 다시 매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떨쳐지지 않아서다. 롯데 계열사의 관계자는 "(인수 대상자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놀란 눈치"라며 "언젠가는 매각 과정을 다시금 거쳐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추론도 흘러나왔다.

롯데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의 이별은 예정된 수순이 아니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이 아니었다면 '알토란' 카드와 손해보험을 떠나 보낼 이유가 없다는 게 시장과 내부의 평가다. 캐시카우로 꼽히는 롯데캐피탈은 매각을 일단 보류할 만큼 금융계열사 매각에 대한 아쉬움이 짙다.

롯데는 이번 매각에서도 전량을 내놓지 않고 20%의 지분율은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롯데는 일단 파킹론 관련 논란에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지만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롯데멤버스와의 접점은 놓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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