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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vs 신세계' 영등포역사 두고 경쟁 벌일까


영등포역·서울역, 새 사업자 선정 돌입…롯데 '수성' VS 신세계 '공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3일부터 서울역·영등포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를 공모함에 따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영등포역사와 서울역사 사업자를 다음달 3일까지 모집한다. 철도공단은 일단 사업제안서를 받은 후 사전 자격심사 등을 거쳐 6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다. 내년 1월부터 새 사업자가 정상적인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중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 1회에 한해 이용기간(10년)을 연장할 수 있다.

공모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사전자격심사를 거쳐 적격자만 가격입찰에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참가자격은 최근 10년 이내 3년 이상 대규모 점포를 운영한 실적이 있는 단독법인이다. 사전자격심사기준은 고용승계·고용안정 계획,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공공 공간 확보계획 등이다.

철도공단은 철도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신규 사업자 선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 사용 기간이 최대 10년으로 제한돼 있어 시설 투자 대비 자금을 회수하기 쉽지 않아 입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법안이 통과돼 민자역사 사용 기간이 최대 20년으로 연장되면서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늘어났다. 다만, 연관 법인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의 기획재정위원회 통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간 연장이 확실하진 않은 상태다.

서울역과 영등포역 철도민자역사는 17개 철도민자역사 중 처음으로 30년 사용권이 만료돼 지난해 1월 국가에 귀속됐다. 다만 입점업체, 종사자 보호를 위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2년간 임시사용을 허가했던 상태다.

현재 영등포역사는 지하 5층~지상 10층 규모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롯데쇼핑 등이 출자한 별도법인 롯데역사가 롯데쇼핑에 위탁해 경영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연매출 5천억 원 이상을 기록한 알짜 매장이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지난해 약 1천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최장 10년에서 20년으로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담긴 연관 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라며 "운영 사업자들이 입찰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진 않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그러나 일각에선 롯데에 인천점을 빼앗긴 신세계가 알짜배기 상권인 영등포역을 공략하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입찰 흥행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세계는 인천종합터미널 소유권이 경쟁사인 롯데쇼핑으로 넘어가면서 21년간 영업해 왔던 점포를 지난해 넘겨줘야 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영등포역사 입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등포역과 서울역은 하루 수십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대표 상권으로, 유통업체들이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서울 지역은 유통업체가 진출할 수 있는 상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포화 상태여서 이번 입찰이 서울에서 영역을 확대하려는 업체들에게 좋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AK플라자는 영업 부진에 시달리던 구로점을 문 닫는 대신, 영등포역사 입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회사 측은 일단 사업성을 검토한 후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인근에 신도림 디큐브시티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역시 출점 매력이 없어 입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매출 8천억 원대인 인천점을 롯데에 넘겨준 신세계는 영등포역사 입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근에 영등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영등포역사까지 흡수하면 이 일대에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2020년 여의도에 오픈할 예정인 현대백화점을 견제하기에도 충분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영등포역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까지 조직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등포역사는 백화점으로, 기존 영등포점과 타임스퀘어는 스타필드로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영등포역사 입찰에 참여할지를 두고 현재 사업성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다만 TF 조직을 만들지도 않았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계획을 마련하지도 않았는데, 일각에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영등포역사 외에 서울역 민자역사 신규 사업자 선정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신세계 측은 입찰 조건에 따라 이마트의 사업성을 검토할 것이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번 입찰에 참여하려는 것은 입찰가를 높게 불러 롯데에 부담을 더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 같은 상황 속에 '출점 부진'으로 힘겨워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알짜배기 점포인 롯데백화점 영등포역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지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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