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그래핀을 기판 위에 옮길 때 양초(파라핀)를 활용해 주름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17일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산업선도연구단 홍진용 박사는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징콩 교수팀과 공동으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으로 옮기는 과정(전사 과정)에서 생기는 주름이나 기포, 불순물을 없앨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주로 그래핀을 테이프 같은 것으로 떼붙였다. 이 때는 그래핀 표면에 주름이 생기고 불순물이 남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연구팀은 ▷ 그래핀을 파라핀에 붙이고 ▷ 같이 녹였다 굳힌 후에 ▷ 원하는 기판위로 옮긴 뒤 ▷ 다시 녹여 파라핀을 없애면 주름과 불순물이 거의 없는 깨끗한 그래핀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주름 없는 그래핀은 기존의 고분자필름 활용방식과 비교해 전기적 특성이 크게 향상됐다. 저항균일도는 5.6배, 전자이동도는 4.5배 증가했다. 그래핀을 전자소자로 상용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홍진용 박사는 “그동안 그래핀 상용화를 가로막았던 전사과정에서의 구조적 안정성과 그래핀 고유 특성 유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면서 “다양한 그래핀 응용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래핀은 화학기상증착법(CVD‧Chemical Vapor Deposition)을 이용해 만든다. 화학기상증착은 금속촉매 위에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것으로, 1천℃이상의 고온에서 탄소원자를 잘 흡착하는 금속촉매 표면에 탄소를 증착시켜 그래핀을 키운다.
금속촉매 표면에 합성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옮기는 과정이 전사(Transfer)다. 대부분 그래핀 표면에 고분자 필름을 코팅해 지지층을 생성한 후 원하는 기판에 이동시키고, 최종적으로 고분자 필름과 금속촉매를 제거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고분자 필름을 이용한 전사의 경우 그래핀 성장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주름을 없앨 수 없으며 전사 후 고분자 필름 잔여물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탓에 그래핀 품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전사기술의 핵심은 파라핀이다. 연구진은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을 고분자필름 대신 사용해 그래핀 품질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다음으로 액체상태의 파라핀을 차갑게 식혀 다시 고체로 변한 ‘그래핀-파라핀’ 층을 기판으로 옮긴 후, 용매를 이용해 그래핀 표면에서 파라핀을 완전히 제거했다. 파라핀과 그래핀의 반응성이 낮아 그래핀 표면에 잔여물이 남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원자력간현미경(AFM)으로 고분자필름과 파라핀을 이용해 전사한 그래핀의 표면을 비교해보니, 고분자필름 전사 그래핀에는 나뭇잎의 잎맥처럼 보이는 주름과 입자형태의 잔여물이 있었으나, 파라핀 전사 그래핀은 주름이나 잔여물 없이 깨끗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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