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소중 하나가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성 있는 수소생산기술의 확보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현재까지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와 산소를 얻는 '수전해' 방식이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수전해 방식이 보편화되려면 경제성 확보가 필수다. 백금이나 이리듐 같은 고가의 귀금속 물질이 물분해 촉매로 필요하다는 점은 수소생산비용을 낮추는 데 중요한 걸림돌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김건태·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기존의 귀금속 촉매에 비해 10배 이상 저렴하면서도 만들기 쉽고 성능이 뛰어난 새로운 촉매 물질을 개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을 통해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물질은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을 결합한 ‘이종구조 수전해 촉매’다.
연구팀은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의 일종인 이셀레늄화몰리브덴(MoSe2)과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인 란탄스트론튬코발트산화물(LSC)을 용기에 넣고 쇠구슬과 함께 굴리는 간단한 방법(볼밀 공정)으로 이 촉매를 합성했다.
실험결과 이 촉매는 가로세로 1cm 면적에 100밀리암페어(mA)의 전류를 흘려도 전극 손상 없이 1천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해 기존 촉매들에 비해 2배 이상의 내구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구동 전압 등 다른 성능들은 귀금속 촉매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촉매는 특히 산소가 발생하는 산화전극과 수소가 발생하는 환원전극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산화전극에는 주로 이리듐이, 환원전극에는 백금이 주로 사용됐지만 이 촉매는 양쪽 모두에서 기존 촉매와 비슷한 성능을 나타냈다.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은 안정성이 우수해 기존에도 수전해 촉매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있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을 합성하면 그 과정에서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의 성질이 반도체에서 금속으로 변하는 독특한 상전이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제1저자인 오남근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LSC)에서 전이금속칼코켄화합물(MoSe2)로 전자가 이동하자, 전이금속칼로켄화합물의 일부 구조가 변하면서 반도체 성질이 금속 성질로 바뀌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실험적·이론적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성 교수는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과 페로브스카이트산화물 사이에 전자가 이동하면서 부분적으로 나타난 상전이 현상은 전이금속칼코겐화합물 상전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번에 제안한 촉매 설계는 다양한 화합물로 조합할 수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건태 교수는 “수전해 촉매를 상용화하려면 간단한 합성, 대량화, 재현성, 저비용, 고성능, 고안정성 등이 수반돼야 한다”며 “새로 개발한 촉매는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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