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폐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증으로 이달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세상을 떠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구가 12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공항에서 고인을 태운 대한항공 KE012편이 이날 오전 4시 42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한진그룹 측은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전 비행기 편으로 서울에 도착해 운구됐다”며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하는 유가족 희망으로 미국에서 장례식장까지의 운구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상주인 조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해 고인을 빈소로 모셨다.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먼저 한국에 도착해 장례 절차를 준비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고 조양호 회장이 가족들에게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말했다.
장례는 오는 16일까지 닷새간 한진그룹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로,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에 마련됐다.
이날 정오부터 조문을 받는 조양호 회장의 빈소에는 정·재계 등 각계각층의 추모 물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국외에 체류해온 조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포트비치 별장에 머물면서 폐질환 치료에 집중했지만, 최근 일련의 스트레스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70세로 생을 마감했다.
1949년 3월 8일 인천광역시에서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첫째 아들로 태어난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담은 이래로 반세기 동안 ‘수송보국(輸送報國)’ 일념 하나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데 모든 것을 바쳤다.
또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하는 등 국제 항공업계에서 명망을 높이며 사실상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조 회장은 ‘방산보국(防産報國)’에도 앞장서 왔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에 항공·물류업계의 충격이 컸지만, 그 못지않게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곳이 바로 방산업계다. 조 회장은 2004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직을 맡아 2018년 3월까지 14년간 한국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 회장의 노력은 한진가의 일탈로 말년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한진가는 2014년 땅콩회항 사건, 2018년 물벼락 갑질 논란, 탈세 의혹 등 소위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창업주와 조 회장이 쌓아온 대한항공의 신뢰와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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