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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가속화 전망…2세 퇴진·3세 경영 눈앞


주요그룹부터 중견그룹까지 3세 경영 전면에 나서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재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일부 그룹의 경우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후계구도가 명확한 곳은 이미 경영전면에 나서 사실상 세대교체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에 이어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등 중견 그룹에서도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전반적으로 창업주에 이어 재계 2세가 경영전면에서 물러나고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각 그룹의 로고
각 그룹의 로고

◇ 한진·금호아시아나에 이어 코오롱 세대교체 준비

한진그룹의 경우 조양호 회장이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로 장남인 조원태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과 부친 조양호 회장에 이어 3세다. 조 사장은 2012년 대한항공 등기이사와 2014년 한진칼 등기이사로 등재되며 경영 전면에 드러냈다. 더욱이 2017년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한항공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세대교체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도 내려놨다.

재계의 시선은 박 회장의 장남 박세창 사장으로 쏠리고 있다. 박 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장남으로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손자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를 이끌며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기내식 대란'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자 후임에 한창수 아시아나IDT 사장을 즉각 선임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한 사장의 이동으로 자리가 빈 아시아나IDT 사장에 장남인 박 사장을 전면 배치했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로 승진했다. 이어 2012년 1월 금호타이어 부사장으로 오른데 이어 4년만인 2016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1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 이에 이 회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그룹 회장직을 포함해 지주회사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모든 계열사의 직책에서 물러났다.

그러면서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4세인 아들 이규호 전무로 승계작업을 가속화하는 그림을 그렸다. 코오롱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회장의 아들 이규호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한 것.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재계에서는 코오롱그룹이 4세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효성그룹도 2017년 7월 조석래 명예회장이 ㈜효성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3세 경영이 시작됐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선 완전히 물러나고 장남인 조현준 효성 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3세 경영의 문을 열었다. 효성그룹 창업주 고(故) 조홍제 회장이 조현준 회장의 할아버지다.

◇ 삼성·현대차·LG·롯데 사실상 세대교체

주요 그룹에서도 세대교체가 사실상 이뤄졌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으로 각각 변경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은 공정위가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하면서 법적인 3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과 와병 상태인 이건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을 대내외적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롯데그룹도 공정위가 신격호 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하면서 법률적인 2세 경영을 알렸다. 신격호 회장은 2017년 8월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전면에서 배제됐다. 또 이듬해 5월 11일에는 롯데지주 이사회를 통해 총괄회장이라는 직함마저 떼이면서 1세 경영의 막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체제로 재편되면서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회장과 부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3세다.

지난해 9월 그룹 경영 업무 전반의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데 이어 이번 정기 주총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달 22일 열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최종 승인된 것.

현대모비스에서는 2011년 사내이사 등기 후 8년 만에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앞서 열린 기아자동차 주총에서도 비상근이사였던 정 수석부회장은 사내이사 자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등 주력 4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며 실질적인 그룹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됐다.

LG그룹은 지난해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4세인 장남 구광모 회장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진 곳이다. 이어 LG그룹은 같은해 6월 29일 열린 ㈜LG의 임시 주총에서 구광모 회장을 등기이사 명단에 올리며 4세 경영 채비의 마지막 단추를 뀄다.

구광모 회장은 지배력도 높였다. 지난해 5월 20일 타계한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LG 주식 11.3%(1천945만 8천169주) 중 장남 구 회장 8.8%(1천512만 2천169주), 장녀 구연경 씨 2.0%(346만 4천주), 차녀 구연수 씨 0.5%(87만 2천주)로 각각 분할 상속했다. 선대회장의 주식 상속에 따라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기존 6.2%에서 최대주주에 해당되는 15.0%로 뛰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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