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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후 현대重 부채비율 2배로 '껑충'…노조 '반발'


부채비율 62→115% 증가, 노조 "빈껍데기" vs 사측 "부채 연대책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을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본은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가칭)에, 부채는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에만 승계시키면서 '빈껍데기'만 물려받는다는 것이 노조 측 우려다.

실제로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배 이상 증가한다. 다만 현행법에는 분할하는 사업부문의 자산 및 부채가 포괄적으로 승계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는 데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채무에 연대 변제할 책임이 있다보니 문제 소지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의 재무상태는 악화된다. 신설 법인인 현대중공업의 부채총계는 7조547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자본총계는 6조945억원으로 반토막나면서 부채비율은 115.8%로 치솟는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는 1천668억원, 자본은 11조2천9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익잉여금 상당수는 한국조선해양으로 이전된다. 분할 전 이익잉여금 16조2천633억원이 조선해양에 17조2천96억원으로 승계되는 반면, 현대중공업의 이익잉여금은 '0원'이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 등으로 얻어진 이익이 회사 내부에 유보된 자본금액을 뜻한다.

노조 측은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전 조합원 대상으로 물적분할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내고 "물적분할 후 탄생하는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는 부채 1천600억원만 가져가는 건실한 기업이지만 현대중공업은 부채 7조500억원을 가진 비상장 회사가 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연구, 설계 등을 도맡아 매출을 늘려가고 현대중공업은 생산기지로 전락하게 된다"며 "현대중공업이 생산을 잘해 이익을 내더라도 그 이익이 중간지주회사에 귀속되는 구조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사진=현대중공업]

회사는 "분할 후에도 사내유보금을 현대중공업 사업경쟁력 강화와 종업원 처우 개선에 최우선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근로조건 변화나 고용불안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물적분할과 관련한 의문에 대해 시리즈로 문답식 자료를 배포해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분할 이후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춘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연구실 팀장은 "상법에 분할시 회계처리와 관련해 별도 규정은 없다"며 "양측의 재무건전성과 향후 투자계획 등에 따라 적절히 분배해야 하며 이를 분할계획서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분할기일은 오는 6월1일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100% 자회사로 두면서 기존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였던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과 인수되는 대우조선해양을 새로운 계열사로 합병하게 된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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