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국내 한 조선소는 가짓 수만 4만여 개에 달하는 부품을 사람이 매번 주문해왔다. 실수로 주문이 잘못되면 축구장 수십여 개 규모의 조선소에서 부품을 교체하느라 애를 먹었다. 조선소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한 덕분에 이 문제에서 해방됐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IBM 본사에서 만난 김강정 한국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업부장(상무)은 "RPA는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휴먼 에러'를 줄인다"며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RPA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삼성전자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은 이미 RPA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IBM만 하더라도 지난 1년 반 동안 은행, 증권, 유통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60여 개의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면서 200개 이상의 시나리오, 10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김 상무는 "특히 최근에는 야근이 잦은 재무, 인사(HR) 업무 분야에서도 RPA 적용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없애려는 것이 하나의 동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최근 흐름도 반영된 셈이다.
올해 창립 108년이 된 IBM도 내부적으로 RPA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IBM의 경우 하드웨어(HW) 유지보수 계약 준비 작업에 RPA를 적용해 자동화시켰다. 그 결과 12개 단계에 걸친 업무 프로세스가 4단계로 줄였다.
이같은 RPA 효과를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현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업들도 콘테스트를 열어 상을 주는 등 확산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RPA는 현업이 주도해야 한다"며 "IT부서가 주도해서는 RPA를 적용할 업무를 찾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개별 부서로 보면 하나의 업무일지라도 전사적으로 RPA 적용 업무가 100개, 200개가 되면 어마어마하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IBM은 RPA 전문 업체인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추진중이다.
김 상무는 "단순 주문자 위탁생산(OEM) 방식이 아니라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의 RPA 솔루션에 IBM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플랫폼 등 IBM 제품군을 연계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올해 두 배 이상 고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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