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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있는데…시민단체 "2만~4만원대 5G요금제 내라"


보편 서비스 데이터용량은 2GB 수준, 5G 사용 부족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5세대통신(5G) 전용 스마트폰과 요금제 출시를 앞둔 가운데 벌써부터 요금 인하 요구가 거세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새 서비스인 5G 역시 누구나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저 2만원대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서비스가 초기인만큼 대량 데이터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7만원대 요금제를 준비해 왔다. 이를 철회하고 저가 구간 요금제를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5G는 네트워크 구축이 시작된 신규 서비스로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된다. 당분간 기존 LTE 서비스와 함께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미 약정할인 등을 감안할 때 LTE 보편요금제가 나온 LTE가 있는데도 신규 서비스에 예전 서비스와 같은 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제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도 있다.

14일 오전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는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단말기 가격과 요금 인하를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감안할때 통신비 인하 여력이 있다"며, "2만~4만원대 5G 요금제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가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4일 오전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민생경제연구소·참여연대가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5G 중저가요금제 출시 외에도 ▲저가요금제 데이터제공량 확대 ▲정부의 요금인가제 폐지법안 철회 ▲고가단말기 구입비용 부담완화를 위한 분리공시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앞서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7만원대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등의 5G 요금제(이용약관) 인가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중·소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이용약관자문심의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저가 구간은 LTE로 충분 …5G, 초기 활성화가 우선

업계는 조단위 신규 투자가 들어간 새 서비스 출시에 앞서 요금인하 요구가 거세지면서 난감한 형국이다. 통상 신규서비스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를 타깃으로 출시,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를 꾀하게 된다. 이후 서비스 확대를 통해 요금제가 자연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번에 고가 요금구간 5G 요금제를 준비했으나 데이터 사용량은 대폭 늘려 초기 서비스 활성화를 노렸다.

대신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처럼 전 국민이 사용하는 일종의 보편적 성격의 서비스는 데이터 소모량이 적고, 이 같은 저가요금구간 이용자는 기존 LTE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연말 기준 일반요금제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5GB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이용자의 1/3 정도인 월 6만원 이상 무제한요금제 가입자는 10배에 가까운 20.47GB를 사용했다. 동영상 등 데이터 소모량이 많은 서비스를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LTE 고가요금제 가입자의 데이터사용량은 일반요금제 가입자에 비해 가파르게 늘고있다. 2015년 대비 일반요금제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사용량은 10.73%가 늘었지만, 6만원 이상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는 24.23% 증가한 것. 이 같은 추세는 5G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5G에서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가 늘어나 보편적 서비스가 아닌 특화 서비스 중심으로 이용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요금제로는 5G용 서비스 사용 어려워

그렇다면 보편적 서비스 수준의 데이터 제공량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초 운영된 민관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에서 소비자·시민단체는 데이터 이용량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으로 2GB를 제시한 바 있다.

이통사 설명에 따르면 2시간짜리 VR영화 한편의 용량은 10GB 정도다. 2GB 제공량만으로는 채 30분도 못보는 셈이다. 5G에서 2~4만원 요금구간에 데이터 2GB를 제공해도 서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금액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를 사용하는 게 낫다.

14일 오전 SK텔레콤 티움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14일 오전 SK텔레콤 티움에 전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그렇다고 5G 저가요금제에 데이터제공량을 LTE보다 늘리는 것은 서비스 진화 및 신규 서비스 특성 을 고려할 때 가능하지 않다.

국회 여당 관계자 역시 "보편적 수준으로 제시한 데이터 제공량이 있는데, 5G라고 더 많은 데이터 제공량을 요구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통신요금 외에도 5G 단말기의 높은 가격을 감안할 때 5G에 보편성을 강요하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3G에서 LTE로 전환될 때와는 달리 5G 스마트폰 출고가는 15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11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는 3G 모델(84만7천원)과 LTE 모델(85만8천원) 출고가 차이는 1만1천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달 출시된 갤럭시S10 LTE모델 출고가는 105만6천원, 5G 모델은 150만원 수준으로 예상돼 45만원 가량 차이나게 된다.

다만 LTE 요금제가 첫 출시 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요금제가 다양해지고 개선된 것을 감안하면 5G 요금제 역시 서비스 활성화에 맞춰 다양한 구간대 요금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가 2015년에 출시한 월 3만2천890원 데이터중심요금제의 데이터제공량은 300MB였지만, 지난해 개편된 3만3천원 요금제는 4배 가까운 1~1.3GB를 제공하고 있다. 6만원대 고가요금구간에서도 2011년에는 월 6만8천200원에 3GB를 줬지만, 지난해부터는 6만9천원에 100GB를 제공한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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