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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KT도 M&A 허용되나 …방통위, 방송경쟁평가 '변화'


경쟁제한성, 시장 획정 전국단위 병행…"점유율과 제한성 직결 안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기존 지역단위 시장 획정뿐만 아니라 전국단위의 시장 획정도 병행 포함시켰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해 유료방송시장을 78개 권역으로 구분, 지역 내 경쟁제한성이 크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린 것과는 변화를 예고한 대목이다.

당시에는 M&A로 경쟁제한성이 영향을 받는 대상 지역을 권역(지역)별로 획정, 해당 기업의 시장 지배력 심화 등이 우려된다며 이를 불허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전국단위까지 확대하면 그만큼 M&A로 인한 시장 영향 평가가 완화될 수 있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인수합병(M&A) 정부 인허가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의 경우도 합산규제 등 단순 점유율 규제만 아니라면 M&A 길이 열린 셈이다. 실제로 이번 경쟁상황평가에는 1위 사업자의 지배적 점유율이 반드시 경쟁제한성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포함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는 13일 제12차 전체회의를 통해 '2018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유료방송시장의 시장 획정을 기존 권역 기준 뿐 아니라 전국 시장 기준을 병행하면서 향후 제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석을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 기업결합심사 때와 달리 유료방송 시장 획정을 케이블TV 권역 기준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당시 김 위원장도 무산됐던 당시 M&A가 현재 기준으로는 허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황유선 KISDI 박사가 13일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유선 KISDI 박사가 13일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황유선 KISDI 박사는 "전국 시장 단위로 분석을 병행하는 것은 지역별 편차가 존재하나 그 영향이 점점 줄고 있고, 전국적으로 비슷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도 중요하지만 전국단위도 시장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달라진 평가 기준으로 최근의 M&A 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허욱 상임위원은 "올해 평가가 작년과 달리 전국 단위 시장 획정으로 이뤄졌다며 "방통위는 물론 공정위와 과기정통부도 달라진 경쟁상황을 평가하겠지만 최근 M&A을 통한 유료방송시장 흐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쟁상황평가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에서 주요 판단자료로 활용된다. 경쟁상황을 감안해 M&A가 시장 경쟁을 저해할 지 여부를 판단, 이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

평가 대상을 지역 등 권역으로 할지, 전국 단위로 할지에 따라 미치는 영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시장을 넓게 획정할 수록 경쟁 제한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커 결과적으로 M&A 등 인허가를 받기에 용이해 질 수 있다.

이날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방송 시장에서 방송통신융합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고 최근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 시장획정은 중요하다"며, "시장 획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어떻게 규정하는가가 중요하므로, 새로운 상황에 맞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경쟁제한성 지속적 완화, KT도 M&A 가능성 열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의 IPTV 가입자 점유율이 케이블TV(SO)를 추월하면서 KT계열의 총 78개 구역 중 46개 구역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다. SK계열도 처음으로 1곳에서 1위를 나타냈다. SO가 1위인 구역은 전년대비 2곳이 줄어든 31개 구역으로 나타났다.

IPTV와 같은 전국사업자가 지역내로 침투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집중도 역시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말 기준 방송구역별 집중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 평균은 3천130으로 하락세다. 상위사업자인 KT계열, SO에 비해 SK계열과 LG유플러스 등이 상대적으로 빠른 점유율 증가를 기록하면서 특정 기업의 시장집중도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방송구역별 HHI는 최저 2천98에서 최고 7천358까지 다양한 편차를 보였다. 1~2위 사업자간 점유율 격차가 25%p를 상회하는 구역도 11개로 조사됐다. 하지만 78개 방송구역 중 6개 구역만이 HHI 4천 이상을 기록했고, 일부 구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쟁이 동질화되는 양상이다.

IPTV 확대로 전국 시장 기준 SO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역시 30.6%로 전년대비 1.9%p 감소했다. 같은 기간 IPTV 점유율은 56.6%로 전년대비 2.4%p 증가했다.

KT계열이 전년과 유사한 38.3%를 기록한 가운데, SK계열은 전년대비 0.6%p 증가한 17.2%, LG유플러스는 전년대비 1.1%p 증가한 13.9%를 나타냈다. 지난 2015년 이후 통신3사가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장획정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인수합병에 나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시장 1위인 KT 역시도 M&A 나설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황 박사는 "사업자마다 차이가 있고,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경쟁법에서 지배적 사업자를 찾는데 중요한 기준이기는해도 높다고 해서 경쟁제한성까지 높다고 할 수는 없다"라며,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서 아날로그는 대상에서 빠졌다.

황 박사는 "전체 상품을 기준으로 하면 포함되지만, 보고서가 2017년말 기준이기도 하고 MSO 사업자 중 상당부분 아날로그 가입자가 없어졌다고 하는 등의 지속적 업데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시장획정을 하는데 수요대체성에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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