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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 시즌 도래…현대차‧한진, 치열한 대결 예고


현대차‧모비스‧한진칼 주총 행동주의 펀드 개입으로 치열한 표 대결 전망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국내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행동주의 펀드의 전방위 공세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현대차그룹과 한진그룹의 주총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열릴 예정인 정기주총 중 일부 펀드의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될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진칼의 주총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진칼 로고. [각사]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진칼 로고. [각사]

3개 회사 주총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을 통해 주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혀서다. 이들 펀드들이 제안한 안건과 회사 측 안건 사이에 간극이 커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는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주장하고 대규모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해왔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공격수로 나섰다. 엘리엇은 앞서 1월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규모 배당과 사외이사‧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현대차에는 보통주 기준 4조5천억원(주당 2만1천967원)의 배당을 실시하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에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 등 3인을 추천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하고 보통주 기준 6천150억원(주당 3천원)의 배당, 윤치원 USB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는 보통주 기준 2조5천700억원(주당 2만6천399원)의 배당,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로버트 앨런 크루제 주니어 카르마 오토모티브 최고기술경영자, 루돌프 윌리엄 C. 본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내세웠다.

현대모비스 이사회 역시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보통주 기준 3천890억원(주당 4천원) 배당, 사외이사‧감사에 미국 투자업계 전문가 브라이언 D. 존스와 칼-토마스 노이먼 전 콘티넨탈 최고경영자를 후보로 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안건 중 특히 배당의 경우 엘리엇이 요구하는 규모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제안 규모 대비 모두 6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전망된다.

한진그룹의 주총 역시 펀드의 공격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저격수를 자처한 곳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다.

KCGI는 지난해 11월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권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올해 1월 한진칼에 석태수 사장의 이사 재선임 반대, 자신들이 원하는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을 꾀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게 KCGI의 목적이다.

KCGI는 일찌감치 주총 표 대결을 준비해왔다. 가징 먼저 다른 주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해 주주명부 확보에 나섰다. 한진칼이 제공하지 않자 가처분 신청을 통해 끝내 받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KCGI의 주주제안 자격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상장사(최근연도 자본금 1천억원 이상)의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0.5%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주주제안 자격이 생기는데, KCGI는 보유 기간이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한진그룹은 반격에 나섰다. KCGI의 주주제안에 대해 이사회에 상정해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KCGI의 지분 보유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며 자격 미달을 지적했다.

KCGI는 주총 안건 상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지난달 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지난달 26일 심문을 진행했고 결국 KCGI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의 표 대결을 예고했다.

한진그룹은 KCGI의 주주제안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다만 지분 보유 기간을 지적하며 주주제안 자격에 문제를 삼았던 만큼, KCGI의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총 안건으로 상정될 경우 양측은 표 대결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3사의 주총에는 추가 변수도 있다. 각사 주요주주로 올라있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행사 지침) 도입 후 올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공식화 했다는 점이다. 주총 결과를 쉽사리 단언하기 힘든 이유다.

한편 현대차는 22일, 현대모비스는 15일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한진칼 주총은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석태수 사장의 임기가 17일 만료됨에 따라 15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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