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금융당국이 신한금융그룹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신한금융이 KB금융, 우리금융과 1위 다툼을 벌였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 시너지로 신한금융이 목표한 생명보험업계 3위를 달성한다면 오랜 기간 '빅3'가 지켜왔던 선두그룹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신한금융-오렌지라이프 합병 승인…시장 사인은 긍정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6일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편입을 최종 승인했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은 지난해 9월부터 예고됐지만, 금융당국의 허가로 다음달 잔여금 지급과 임시 주주총회, 이사 선임 등의 과정을 순탄하게 진행하게 됐다. 오렌지라이프 전체 인수금액은 2조2천989억원이다.
시장은 이미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의 만남을 호재로 읽었다. 금융당국의 인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17일 장 초반부터 오렌지라이프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그대로 시연되는 모양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금일 오렌지라이프 대주주 승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올해 1분기부터 자회사 연결로 잡힐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까지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은 2650억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못해도 2000억원의 이익기여는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한 순이익 증가율은 9.7%로 예상된다. GIB(은행-증권-캐피탈 매트릭스 조직)부분 사업이익도 크게 올라왔다"고 부연했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는 향후 2~3년간은 독자 체제로 운영하다가 차츰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추월’ 신한금융, 리딩뱅크 굳힐까…생보업계 3위 목표, '빅3' 아성 도전
신한금융의 관심사는 리딩뱅크 굳히기와 기울어진 포트폴리오 분배다.
이번 합병 시너지로 리딩뱅크의 무게추도 신한금융 쪽으로 쏠렸다. 리딩뱅크는 신한금융의 뼈아픈 숙제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9년 동안 지켜왔던 1위 자리를 2017년 KB금융에 내준 뒤 지난해에도 다시 찾아오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8천688억원, 신한금융은 2조6천434억원이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가 손을 잡으면서 순이익과 자산규모로는 신한금융이 다시 KB금융을 앞지르게 됐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천651억원, 자산이 32조3천억원으로 두 수치를 각각 더하면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이긴다.
다만 업계 1위를 오래 수성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전망이 갈린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복귀하면서 종합 1위 자리를 노린 데다 KB금융도 신한금융의 오랜 라이벌이다.
한편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만나면 업계 3위 수준의 대형 생명보험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쳤다. 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의 합작사가 목표대로 생보업계 최상위권에 오른다면 그간 삼성, 한화, 교보생명 ‘빅3’가 지켜왔던 선두그룹의 벽에도 금이 가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16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바꿔 업계 3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생명보험업의 체력을 키우는 한편 67%가량 신한은행으로 기운 수익 포트폴리오도 재분배할 계획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개별 순익만 합하더라도 두자릿수(11%)를 기록한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인사에서 신한생명 신임 사장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정문국 사장을 내정하며 화합 의지를 굳혔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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