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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저축은행중앙회장 7인 '출사표'…예상 밖 흥행 이유는


"거론 하지마"에서 "제가 할 자리" 180도 바뀐 분위기 '격세지감'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렸다. 공모마감일인 10일 오후 6시 모두 7명의 후보자가 지원을 마쳤다. 관출신 단일 후보 추대 관행에서 180도 바뀐 양상이다.이순우 현 회장은 출마하지 않았다.

흥행의 비결은 우선 저축은행 업계의 이미지 제고다.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도 한 몫을 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가 '관피아 낙하산'으로 불리는 데에 따른 부담감으로 통상적인 정부의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양한 후보자가 몰렸다는 추론도 나왔다.

◆'관출신' 관행 깬다…민4 vs 관3 격돌

금융 규제의 파고에 시달렸던 저축은행은 통상적으로 중앙회장에 관 출신 인사가 앉아왔다. 회장과 정부의 소통으로 조금이나마 규제 완화를 바랐던 셈이다. 민간출신 회장도 1994년 곽후섭 전 한남신용금고 대표, 2015년 12월 취임한 이순우 현 회장에 그친다.

(좌부터·가나다순)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권 전 예스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좌부터·가나다순)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권 전 예스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이순우 회장의 임기가 지난해 만료되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또 다시 관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출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마평도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돌았다.

막판 후보자가 몰리면서 예상이 뒤집혔다. 민 출신이 네 명, 관 출신이 세 명이다.

민 출신 후보자들은 저축은행 실무를 경험했다는 점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네 후보 모두 저축은행 대표, 사외이사 경력이 있다.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는 1978년 동부상호신용금고에서 금융 첫 발을 떼고 건국상호신용금고, 삼보상호신용금고, 한솔상호저축은행을 두루 경험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과 사장을 역임했다.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은 SC제일은행에서 인사담당 부행장과 리스크관리 담당 부사장을 지냈고, SC그룹 동북아지역 총괄본부장에 올랐다. 지난해부터는 JT친애저축은행 사외이사와 금감원 옴부즈맨을 겸임하고 있다.

조성권 전 예쓰저축은행 대표는 우리은행 홍보실장과 여의도지점장 등을 거친 뒤 국민대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예쓰저축은행의 대표를 맡았다.

황종섭 전 사장은 197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금융권과 연을 맺었다. 2006년 하나은행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3년 하나은행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2016년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냈다.

관 출신 후보로는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조성목 전 금융감독원 선임국장, 한이헌 전 국회의원 등이 도전장을 냈다.

박재식 전 사장은 서울대학교와 오리건대학교 경제학 석사와 동국대학교 경제학 박사를 거쳤다.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전 재정경제원 보험제도과와 국제기구과를 지나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2011년 기획재정부 국장, 2012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역임한 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성목 전 금융감독원 선임국장(현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관 출신이면서도 서민금융에 특화된 인사다. 1999년 통합 금융감독원에 입사한 조성목 전 선임국장은 1997년부터 2000년 9월까지 100여곳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실무를 치렀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까지 금감원에서 6년 반 동안 저축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한이헌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196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국무총리 산하의 경제 부처 전 경제기획원의 정책조정국 국장과 경제기획국 국장을 역임했다. 1993년부터 경제기획원 차관에 자리했으며 1994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15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후보 거론도 거부했는데"…저축銀중앙회장 흥행 '격세지감'

저축은행 업계는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선이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점에서 인기비결을 찾았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무너졌던 이미지를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다시 쌓아 올린 덕이다. '나이 많은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저축은행 예적금을 비대면으로 돌려 젊은 층의 유입도 이끌었다.

저축은행의 오랜 숙원이었던 규제타파가 오히려 후보자들을 끌어당겼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를 '혁신금융'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올해는 저축은행 발전의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사 낙하산 논란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관 출신 인사를 단일 추천하기에는 부담감이 컸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적인 단일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안팎의 인물이 몰렸다는 해석이다.

한편 최다 후보자가 몰리면서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추천위원회도 복수 후보를 추천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회추위는 저축은행 현직 대표이사 4명, 중앙회 소속 비상임 전문이사 2명, 전직 또는 현직 중앙회장 1명 등 7명으로 꾸려진다.

회추위는 14~16일 사이 회의를 열어 최종후보자를 추린다. 최종 후보에 오르면 오는 21일 예정된 총회에서 79개 저축은행 대표들이 투표를 진행한다. 과반 출석에 출석자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당선된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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