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없다 하는데도 불구하고 (5G 상용화를) 치고 나간 것은 인공지능(AI)이나 이런 부분에서 뒤쳐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측면에서 치고 나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폰 나오고 데이터가 모이면 거기 맞는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특히 미디어가 주목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기자들과 만나 5G 시대의 다양한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 "미디어 진정성" K콘텐츠 글로벌화 견인하겠다
우선 박 사장은 최근 지상파 3사와의 협력을 통해 통합 OTT 플랫폼을 선언한 것과 미국 지상파 싱클레어와 합작회사를 꾸리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 사장은 "속도를 내서 통합 OTT 연합한 이유는, 우리가 실기하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의 경쟁력인 한국의 콘텐츠 K팝 등에 자본이 투입돼서 나가야 한다는 점"이라며, "콘텐츠 만드는 능력이 약하지만 플랫폼을 제대로 셋팅해서 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콘텐츠 속에 투입해서 대작을 만들어나가면 싸이클을 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언급한 '싸이클'을 설명하기 위해 SK하이닉스를 예로 들었다.
박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잘 만들었지만 싸이클을 못타서 돈을 못받고 하면서 10년을 반복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2012년 3조5천억원 투자해서 다운사이클 시점에 M14 공장을 만들어 한번 바꾼게 업사이클로 진입하게 된 요인이 됐다"라며, "콘텐츠 산업도 자본 투자가 제대로 돼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상파3사 CEO와 한자리에 앉기 쉽지 않은데, 그게 가능했던 것은 위기였기 때문이고, 이제는 이를 /기회 삼아야 한다"라며 "서비스, 요금구조, 계약관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서 최대한 1분기내 (통합작업을)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통합 OTT 서비스는 다소 파격적이다. 우선 박 사장은 통합 OTT 서비스에 제로레이팅을 접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선탑재도 고려하고 있다.
박 사장은 "갤럭시S10 등이 나올때 네이티브할 수 있게 하는 걸 생각 중이다"라며, "동남아 시장 등에 갤럭시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클레어와의 협력도 보폭을 늘린다. 박 사장은 "씽클레어는 우연히 우리 기술을 복고 찾아왔다"라며, "지상파로서 BM에 한계가 있어 우리의 기술을 접목해 고객 데이터 모으고 하는 등의 디지털라이징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쪽 네트워크를 통해서 K콘텐츠 하는 미디어 채널 확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미디어 사업이 단순히 실적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한국의 미디어 사업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행보라 설명했다.
박 사장은 "돈벌고 실적 올리자고 하는 건 없애고 가치 상승부분만을 주자고 했다"라며, "예상되는 자본 유치를 (콘텐츠 제작에) 다 드리면 국민소득 3~4만불 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진정성이다"라고 강조했다.
◆ '자율주행' 5G 네트워크 강점 있는 이통사에 기회 있다
박정호 사장은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이에 앞서 현실을 직시한 발언을 이어갔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의 경우 구글 웨이모를 보면 그 회사 가치가 50조 정도가 나오는데, 텔레콤은 불행히도 전체적으로 늦다"고 자평했다.
다만, 구글과는 달리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역량 만큼은 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의 문제는 단독 네트워크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5G와 관련한 자체 알고리즘과 주행에 대한 여러 상황을 네트워크 분석해야 하기에 우리(이통사)와 협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사업 중 대표적으로 주차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주차 알고리즘을 활용해 센싱 기반으로 전부 바꾸려 하고 있다"라며, "ADT캡스 아래로 또는 SK텔레콤 아래로 놓을 수도 있는데, 주차장의 불편함을 전부 개선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T맵도 고도화한다. 단순히 모바일 내비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성 보정 등을 통해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슈화된 'T맵 택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사장은 "카카오택시가 임펙트를 줬고, 충분히 괜찮은 서비스 만들었다"라며, "T맵 택시를 한 이유는 같이 가는 파트너가 있어야 품질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서 냈고, 타이밍이 좋아서 가입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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