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올해 보험업계의 인수합병(M&A)시장은 규모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오렌지라이프와 롯데 금융계열사들은 '대어'로 취급 받으며 하마평이 활발하게 오고 갔지만 소규모 보험사들의 M&A는 활기를 잃었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금융지주의 만남이 가장 큰 사건이었다. 오렌지라이프는 체급이 큰 만큼 매각에도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매각 계획을 밝힌 뒤 번번히 매각 직전에 물거품이 되자 2013년 MBK파트너스와 만나 기업공개(IPO)를 하는 우회전술을 썼다.
9월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2조3천억원에 인수하는 안을 확정하고 오렌지라이프의 보통주 4천850만주를 주당 4만7천400원에 사들였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신한금융은 자본의 크기 면에서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꿰찼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생명보험업의 체력을 키우는 한편 절반이 넘게(지난해 당기순이익기준 55.2%) 신한은행으로 기운 수익 포트폴리오도 재분배할 계획이다. 이달 인사에서 신한생명 신임 사장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정문국 사장을 내정하며 화합 의지를 굳혔다.
모기업이 지주사로 변환한 롯데계열 금융사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도 시장에 나왔다. 유력한 인수자로 한화그룹이 꼽힌다. 한화생명 내부에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를 위한 테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MBK파트너스, NH농협, BNK금융 지주도 각각 인수 설이 돌았다.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는 넓은 유통망과 작은 덩치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가 굴지의 유통사인만큼 각종 프로모션과 연계 상품 등을 통해 유통계열사 고객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 보험사가 없는 금융그룹이라면 롯데손보 인수로 보험업 면허를 취득할 가능성도 보인다.
소규모 보험사들은 대체로 흥행하지 못했지만, 최약체로 꼽히던 푸본현대생명(전 현대라이프생명)은 대만 푸본그룹의 품에 안기며 지급여력(RBC)비율이 껑충 뛰었다. 푸본현대생명의 RBC 비율은 3개월 전보다 111%p 상승한 258.7%다. 9월 간판갈이를 할 때 푸본현대생명이 목표한 250%를 넘겼다.
KDB생명과 MG손해보험은 재정건전성 탓에 특별한 인기몰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의 9월말 RBC비율은 86.5%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기준인 100%도 채우지 못했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서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KDB생명은 3개월 전 194.5%로 RBC비율이 200%를 하회했지만 9월 말 기준 222.2%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다만 KDB생명의 주인인 산업은행이 가능한 빨리 KDB생명을 매각하고 싶어한다는 점이 악재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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