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 SW 선정 '불공정' 논란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인 티맥스소프트가 KB국민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 사업 과정을 두고 SW 선정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티맥스는 자사 SW가 입찰 과정에서 이유없이 배제됐다고 주장하며 관련 계약 체결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으론 민간기업 계약으로 절차 등에 문제될 게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티맥스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정보시스템 사업인 '더 케이 프로젝트'에 대해 "비상식적이고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는 입장을 냈다.

티맥스 측이 주장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번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 C&C가 제안하지 않은 제품이 검토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티맥스 SW는 제안이 됐음에도 아무 이유없이 기술 검증에서 빠졌다는 것. 이를 두고 티맥스는 국산 SW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SK C&C는 이번 사업의 인프라 SW로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미들웨어는 티맥스의 '제우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티맥스데이터 '티베로'와 한국IBM 'DB2'다. 2안은 미들웨어는 오라클의 '웹로직', DBMS는 오라클 DBMS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은 최종적으로 IBM 미들웨어인 '웹스피어'와 DBMS인 'DB2'를 선택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제안된 3개 제품 중 유독 국산 인프라 SW만 배제하고, 한국오라클과 한국IBM 등 오직 외산 SW제품에 대해서만 기술검증을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티맥스는 KB국민은행이나 SK C&C로부터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이나 대응, 해명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티맥스는 국민은행과 IBM 유착을 의심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까지 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는 한국IBM 출신이기도 하다. 재직 당시 금융산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더 케이 프로젝트의 경쟁 결과가 지난 11일 발표되기 전인 6일 KB국민은행 IT를 총괄하는 대표 일행이 한국IBM의 담당 임원과 해외 출장을 가는 일이 있었다"며 "수백억원 대의 제품 선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경쟁에 참여하는 특정 업체와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고, 더욱이 그 결과가 특정 업체로 발표된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공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티맥스는 이날 과거 국민은행이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가 이건호 행장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IBM 메인프레임 유지를 설득한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공기업도 아닌 민간 은행의 제품 선정을 두고 문제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안요청서(RFP)에는 은행이 솔루션(SW) 선정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사업자(SK C&C)가 제안을 하더라도 은행 요청에 의해 솔루션을 변경·추가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 사업에 들어가는 국내 제품은 50%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티맥스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약 체결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불공정거래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