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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강요된 '포용적 금융'?, 금융권 한파 닥쳤다


전방위 시장개입에 풍선효과 부작용 우려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정부가 금융권 시장가격을 밀착방어하며 새로운 관치금융 논란을 낳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보험료율 압박 등 개입 수위는 높이면서도 관 중심의 제로페이 도입과 조선사 금융지원 정책으로 전보다 더 베풀기를 주문하고 있다.

◆조선사 금융지원에 손 보태라는 정부…제로페이 도입도 은행 몫

지난 1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경남 고성군 조선해양특구의 이케이중공업을 방문해 "국내 조선업체와 기자재업체가 수주를 하고도 금융지원 부족으로 생산과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해서는 안 된다"며 국책 금융기관과 시중은행에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신보와 기보 등 국책 금융기관에는 아예 평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실적평가 대상 주력산업으로는 자동차와 조선업을 선정하고 주력산업을 지원하다 발생하는 손실은 경영평가의 손익산출에서 뺀다.

시중은행도 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은행연합회 관계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중소조선사와 기자재업체의 경영현황 등을 전수조사해 시중은행과 자본시장의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책 금융기관이 4천억원의 보증을 서는 만큼 국내 시중은행도 대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시범시행하는 제로페이의 이체 수수료도 은행이 떠안았다. 제로페이는 카드와 달리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직접 송금을 통해 가격을 지불한다. 계좌이체 서비스가 꼭 필요하지만, 정부의 협의체 구성에 따라 금액은 서비스 제공자인 은행이 낸다. 초기 플랫폼 구축비와 수수료를 포함한 운영비도 은행의 몫이 됐다. 은행들이 언제까지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카드수수료·보험료는 낮춰라" 정부, 시장가격 '밀착수비'

금융권이 벌어들이는 수익에는 제동이 걸렸다. 카드수수료와 보험료 인하가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카드수수료 우대가맹점 구간을 매출액 연5억원에서 연30억원으로 확대하는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공표한 바 있다. 카드업계가 바라본 순익 감소는 3년간 1조5천억원에 이른다.

보험업계의 앞날도 깜깜하다. 정부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는 건강보험 정책에 따라 보험사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며 내년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여전히 손해율이 높은 상황에서 손해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보험료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자동차보험료도 걸림돌이다. 보험업계의 차보험료 손해율은 전에 없이 올랐지만 보험료 인상에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정부의 보험료 인하기조가 확고해 실손보험 외 다른 보험료를 높이기도 어려워진 탓이다. 보험업계는 적어도 7~8%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입김에 3% 안을 조심스레 들고 나왔다.

한편 제로페이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의 방향이 겹치면서 이중행정 논란도 불거졌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를 낮춘다는 주요 골자는 같지만 정책 주체는 달라지면서, 한 정책의 효과가 다른 정책의 효과를 덮어버리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4일 여신금융포럼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로 연30억원 이하 자영업자의 실질 수수료부담이 0%대로 떨어지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제로페이의 효과가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로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자영업자들은 실질 카드수수료율이 0%에 수렴한다. 연매출 30억원이하 자영업자는 제로페이의 수혜층과 일치해 한 정책은 사실상 실질적인 효과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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