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누그러트리기 위해 1조2천억 달러(1천3백20조 원)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겠다고 제안하는 한편, 중국에서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철폐하는 데 동의하는 등 지난 1일에 열렸던 아르헨티나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아르헨티나 만찬 회담을 마친 후 귀국 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여주기 위해 농산물, 에너지, 기타 상품 등을 ‘매우 많은“(very substantial) 규모로 구매하는 데 합의했다”며 “합의 이행이 이루어진다면 역사상 가장 큰 거래가 될 것이고 농산물, 공산품, 컴퓨터, 또는 어떤 형태의 제품에도 믿을 수 없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 그 내용이 일부 공개된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3일 미중 정상 간의 아르헨티나 휴전 합의에 대해 “중국이 1조2천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세부적인 것은 여전히 협상이 필요하다”고 공개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인 CNBC에 출연, “이 제안은 중국이 미국 상품을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의 기술을 보호하는 것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양 정상은 지난 1일 가졌던 아르헨티나 만찬 회담에서 내년 1월1일로 예정됐던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는 계획을 90일 동안 잠정 보류하고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 정상은 또 90일 동안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즉시 25%로의 인상 계획을 실행하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아르헨티나 휴전 협정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는데,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물리는 관세를 인하하고 철폐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면서 “현재 관세는 40%”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아직 자동차 관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수입산 자동차에 일괄 15%의 관세를 부과하다 지난 7월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자 미국산에만 관세를 40%로 올리는 보복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자동차 관세가 일괄 15%로 환원된다면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지만, 만약 미국산에 대해서만 관세가 철폐된다면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점유율 2위인 GM과 7위인 포드는 현지 생산 물량을 주로 팔고 있지만, 무관세가 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전기 자동차 테슬라는 물론, 벤츠와 BMW 같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독일 자동차도 장벽 없이 중국에 들어갈 수 있어 중국 현지 생산 공장을 크게 늘려 놓은 현대·기아차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만찬 회담에서 90일 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협상 대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맡는다고 중국에 통보했다고 미국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공격적인 관세 부과로 중국을 압박해야한다는 강경 주장을 펴왔다. 뉴욕 증시는 미중무역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상승 마감했으며, 미국 언론들은 앞으로 강경파가 협상을 주도하면서 중국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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