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28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선거제도를 논의 중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자문위원들도 이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한국과 독일은 정치적·이념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국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간담회에 참석해 "소선거구제를 기본으로, 지역구 대표는 그대로 고정하고 비례대표를 확대해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게 좋다"면서 "현재 300명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 350~360명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증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례대표제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책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국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표했다.
그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허점이 많다.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면서 "상대적으로 장점을 평가하는 게 필요하지, 대안으로서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비례대표를 확대할 때는 다당제가 필연적인데, 한국정치가 여러 당을 적절하게 묶어서 연립정부를 구성해 지금보다 훨씬 더 민주화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가를 보면, 보장할 수 없다"면서 "한국의 정치적·이념적 스펙트럼 등 모든 면을 보면, 독일처럼 작동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라고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것을 사실상 전제로 한다"면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 국회의원 수를 늘리겠다고 하면 국민들은 쉽게 용납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뢰와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현행 제도로 가든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든지 간에 국회 내부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불신은 계속 될 것"이라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국 중앙일보 대기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는 게 맞다"면서 "지역구 의석수는 그대로 두고, 비례성 강화를 위해 (비례대표를) 50~60명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회의원 증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크기 때문에 '투명한 공천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봐도 투명하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공천할 수 있는 제도가 확보가 안 되면, 의석수 늘리는 것은 큰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가야 한다"면서 "350, 360이라는 숫자가 국민들 머릿속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욕먹고 국회의원 수를 늘린 후에 잘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거대양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즉각 도입하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야3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보좌진, 당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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