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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폰, 신기술이 다는 아니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애플의 신형 '아이폰X' 시리즈 판매가 주춤하다. 북미, 일본 등 1·2차 출시국은 물론 지난 11월 2일 뒤늦게 출시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판매량 부진으로 애플은 이미 미국 일본 등에서 '아이폰XR'의 할인판매에 돌입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의 조사를 봐도, 애플의 판매점유율은 출시 첫 주 40%대로 올랐다가 11월 둘째주 들어 28.9%, 셋째주 27.6%까지 떨어졌다.

아이폰 판매 부진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상징한다. 애플이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강력하다. 더 이상 혁신도 없고 가격도 비싸다고 혹평받지만 새 스마트폰이 나왔다는 이유로 항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제품은 아이폰이 유일하다시피하다. 그러나 이전처럼 이름값만으로 밀어붙이기에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준의 편리함, 혹은 가격 대비 좋은 성능이 필요한데 이번 아이폰은 그 어느 것도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애플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처한 공통의 딜레마다. '갤럭시노트9' 등 대부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전작 대비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들어 스마트폰 출하량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다는 조사 결과는 이 같은 현상을 방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저가폰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라인업이 다양화되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교체하더라도 굳이 비싼 돈을 주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없다는 흐름이 거세졌음을 보여준다. 중·저가폰으로도 기본적인 성능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 모멘텀으로 폴더블폰, 5G폰 등이 거론된다. 기술 등의 문제로 당장 내년 보편화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엇갈린다. 새로운 사용성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각과, 비싼 가격에 비해 실제 사용자에게 주는 차별점이 크게 없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팽하다.

아직 이들 스마트폰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콘텐츠 개발이 거의 안 됐기 때문에 당장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편리함과 재미를 누릴 수 있느냐일 테다.

애플이 지난 2007년 1월 처음 선보인 아이폰은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운 혁신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대폭 편리하게 하는 기술이었기에 당시 기준으로 비싼 가격에도 보편화가 가능했다. 만일 폴더블폰과 5G폰이 널리 보편화한다면, 마찬가지로 신기술 때문이 아니라, 보다 실감나는 혁신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제품의 앞날이 어떨지 주목할 일이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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