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 bhc가 과거 모기업이었던 BBQ와의 끊이지 않는 소송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bhc와 BBQ의 갈등은 2013년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수차례 있었지만, 최근에는 양측 간 소송이 빈번해지고 감정이 격화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bhc가 급성장하며 매각된 지 3년 만에 BBQ를 제치고 매출 기준 2위 업체로 올라선 후 BBQ의 끊임없는 소송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 심화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지난 13일 bhc와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 7천억 원 중 1천억 원을 우선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BBQ는 bhc가 매출 등 회계 자료와 자체적인 조리법 등 많은 양의 자료를 가져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bhc가 우리 정보통신망에 몰래 들어와 영업비밀 자료를 빼간 것으로 보고 있고, 상당한 양의 자료가 나간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에 따른 자체 피해 산정액은 7천억 원으로, 우선 이번에 1천억 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향후 추가로 소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hc는 BBQ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데다, 무혐의로 이미 결론이 난 일을 두고 또 다시 소송에 나선 BBQ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앞서 BBQ는 이미 지난해 7월 같은 사안으로 전·현직 임직원을 고소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와 불기소 처분이 잇따라 나왔다.
bhc 관계자는 "영업비밀을 빼돌린 적이 없고, 과거에도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것"이라며 "이번에 또 다시 BBQ 측에서 똑같은 일로 허위 주장을 펼치는 의도를 알 수가 없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BBQ 직원이 오히려 예전에 bhc 소스 정보를 훔치다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BBQ가 이 같이 나온 것을 두고 bhc에 순위가 역전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bhc는 작년 4월 공식 자료를 통해 2016년 매출액이 2천326억원을 기록, BBQ(2천197억원)를 넘어서며 업계 2위에 올랐다고 발표했고, 이 부분이 BBQ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파악된다.
또 bhc와 BBQ의 갈등은 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이 bhc를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bhc가 2014년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원에 BBQ가 주식매매계약에 명시된 진술과 보증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액의 지급을 구하는 중재판정을 내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BBQ는 bhc 매각 당시 몸값을 높이고자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를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고, bhc로부터 10년간 물류용역과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겠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BBQ는 이 계약으로 경쟁사에 신메뉴 개발 등 중요 정보들이 유출된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10월 bhc와 각각 물류계약, 상품공급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bhc는 2천300억 원 규모의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또 BBQ는 계약 파기 원인이 'bhc의 영업비밀 침해 때문'이라며 bhc 임직원을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이후 bhc도 추가로 537억 원의 상품공급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에는 박현종 bhc 회장이 매각 과정에서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BBQ가 박 회장을 고소했고, 올해 2월에는 bhc가 BBQ를 상대로 상품공금대금 등 청구의 소를 냈다.
이 외에도 BBQ는 2014년 직원을 통해 bhc 소스를 훔쳐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여러가지 내용으로 bhc를 검찰에 고발하며 끊임없이 괴롭혔다. bhc는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재 양측은 2014년 배송차량 랩핑 소송과 bhc에 대한 BBQ의 인터넷 사이트 비방글 게재 관련 소송 등도 진행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계속 소송을 주고 받으면서 소송액은 4천억 원대에서 1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BBQ와 bhc의 상호 비방·소송전이 계속되면서 결국 매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불안감만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BQ가 무혐의 처리된 과거 일을 가지고 또 다시 bhc와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업계 전반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며 "양측의 싸움으로 소비자들 반응이 싸늘해지면 결국 전체 시장 파이만 줄어 치킨업계 전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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