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IPTV 발 인수합병(M&A) 바람이 서서히 일면서 향배에 따라 케이블TV 등의 알뜰폰(MVNO)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M&A에 따라 알뜰폰 조직을 분리하거나 통합하는 등 후폭풍도 예상되는 것.
당장 알뜰폰 업계 1위와 2위인 CJ헬로와 SK텔링크를 중심으로 한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어떤 형태로든 알뜰폰 시장도 통신시장 M&A 영향권내에 있다는 얘기다.
이통사의 저가 요금제 등 출시로 가입자 이탈 등 알뜰폰 업계가 어려움 겪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재편 가능성에 힘을 더하는 형국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 IPTV와 케이블TV간 M&A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알뜰폰 사업 재편 등 여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상대로 M&A를 타진 중인 가운데 이번 M&A에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은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로서는 SK텔레콤과 KT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까지 수용하기에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번 M&A가 모바일 보다 케이블TV 등 홈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인수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일부 사업 분할 뒤 인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분기말 기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매출은 케이블TV와 유선인터넷의 45%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 분기 대비 알뜰폰 사업 매출은 2.3% 가량 늘기는 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7% 감소했다. LTE 가입자 비율이 64.7%로 전 분기 대비 2%p 넘게 상승했지만 알뜰폰 가입자는 3개월 새 2만7천530명(3.27%) 감소했다.
또 공교롭게 CJ헬로는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통해 알뜰폰 담당 조직인 모바일사업본부 담당 임원을 교체하고, 사업부는 CEO 직속으로 개편했다.
다만 CJ헬로 측은 "이번 개편은 이통사 신규요금제 출시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빨라지면서 이의 대응 차원인 비상경영의 일환"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알뜰폰 가입자 수 2위인 SK텔링크도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흡수합병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경우다. 앞서 SK텔링크는 지난 연말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물리보안기업인 ADT캡스를 인수한 뒤 SK텔링크가 보유한 NSOK와 합병토록한 것 역시 사업구조 재편 등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재 SK텔링크는 알뜰폰 외에도 국제전화, 인터넷전화, 법인전용상품 등 통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 계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등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이 같은 계열 편입 및 통합 관련 텔링크와 브로드밴드 등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IPTV와 유선인터넷이 주력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경우 경영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등 외에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 등을 내기 쉽지 않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알뜰폰 경쟁력 약화, 개편 바람 거세지나
이처럼 업계 1, 2위 사업자에 대한 조직 재편 등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가입자 이탈 및 수익성 하락 등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 하락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로 알뜰폰 업계는 올들어 이통사가 요금을 낮춘 신규요금제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가입자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액을 낮추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도 2만~3만원대 저가요금제 가입자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이통사의 망을 임대해 서비스 하는 알뜰폰 업계가 낮은 요금을 앞세워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망 도매제공의무가 있는 SK텔레콤의 요금제 중 알뜰폰에서 판매할 수 있는 요금제는 '밴드 데이터 요금제' 정도다. 그나마도 이통사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혜택은 더 적을 수 있다.
가령 최근 출시된 SK텔레콤의 'T플랜 스몰(월 3만3천원, 데이터 1.2GB)'은 선택약정할인시 2만4천750원에, 가족결합 할인을 받으면 더 낮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속도(400kbps)의 데이터무제한 이용도 가능하다.
동일한 밴드 데이터 1.2GB 요금제를 알뜰폰에서 판매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가 가져가는 이익을 0으로 둬도 요금 수준은 약 2만3천760원이다.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요금제가 나오면서 알뜰폰 가입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알뜰폰 업계는 이통사와 도매대가 계약 등으로 T플랜과 같은 신규요금제를 바로 같은 시기에 출시할 수 없다. 현재는 이통사가 요금제를 출시하면 최소 6개월은 지나야 알뜰폰에서 유사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이통사에서 LTE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출시된 뒤 수개월 후에야 알뜰폰에서 데이터중심요금제를 낼 수 있었다"며 "최근 이통사와 같은 데이터 혜택이 강화된 요금제는 내년 중순은 돼야 알뜰폰에서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 선두 업체 중심의 개편 가능성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당장은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가입자는 다른 사업자로 이전돼 전체 가입자가 축소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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